울산 화단 25년, 동물로 풀어낸 ‘공감 회화’
전업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갈수록 줄어들고 현실에서 박하늬 작가는 울산을 기반으로 25년간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오고 있는 대표적 서양화가다. 특히 그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며 대중들과 적극 소통 교감하는 화가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37번째 개인전…두 곳에서 전시회
지난 21일 찾은 현대백화점 울산점 13층 갤러리H. 매장의 한 쪽 벽면을 작은 갤러리로 꾸며놓은 이 곳에서는 서양화가 박하늬 작가의 37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박 작가는 동물을 의인화 한 시리즈를 비롯해 신작 3점과 기존 100호(160×130㎝) 작품을 수정·보완한 대작을 포함해 총 9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이달 18일 시작돼 4월12일까지 약 두 달간 진행된다.
박 작가는 5년째 해마다 이 곳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지만, 매년 전시 준비 및 구성을 할 때마다 많은 고민을 한다. 박 작가는 “다른 갤러리와 달리 백화점이라는 특성상 지나가는 분들도 자연스럽게 작품을 마주하게 되는 공간이어서 전시 구성에 많은 고민을 했다”며 “특히 올해 전시에서는 전통적인 캔버스 회화 작업과 함께 레이저 커팅을 활용한 입체 스틸 작업을 선보인 게 특징인데 방문객들이 관심있게 봐주시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된 작품 중에서는 100호 작품인 ‘비숑과 미술 도서관’이 가장 눈에 띈다. 박 작가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책들은 실제로 제 작업실에 꽂혀 있는 화집들이다. 그 표지 안에는 제가 오랫동안 사랑해 온 작가들의 작품 이미지를 담아 표현했다. 하나의 화면 안에 또 다른 그림을 구성한, 이른바 ‘그림 속의 그림’ 형식의 작업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 앞서 이달 2일부터 28일까지 중구 성남동 가다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년 기획전 ‘현실과 상징전’에도 참여하며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다. 그는 “두 전시가 겹치는 일정이지만, 작가가 상주하지 않아도 운영이 가능한 공간이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관람객들이 그림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마주할 때 작가로서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동물 의인화 한 캐릭터 작품 유명
미술계에서 박하늬 작가하면 ‘뚠뚠이 시리즈’ ‘헬로우 팻밀리’ 등이 바로 떠오를 만큼 동물을 의인화 한 독특한 그림으로 유명하며 자신만의 캐릭터로 굳혀가고 있다.
박 작가는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작업은 석사 학위청구전을 준비하면서 시작됐다”며 “그 과정에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바라보는 마음을 담아 ‘펫밀리(Pet+Family)’ 시리즈가 탄생했고, 이후 돼지를 의인화한 ‘뚠뚠이’ 시리즈로 작업이 확장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뚠뚠이와 펫밀리는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가족들의 삶과 이웃들의 일상에서 비롯된 존재들이다.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영감을 얻고, 그 소소한 순간들이 작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어릴 때 부터 그림을 좋아하던 그에게 화가라는 직업은 운명과도 같았다. 박 작가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일은 저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 방식이었다”면서 “그 중에서도 회화는 작가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온도와 이야기를 가장 직접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해 회화 장르를 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박 작가는 끝으로 “제 작품을 마주하는 분들께 잠시나마 따뜻한 위로와 휴식을 전할 수 있는 작가로 남고 싶다”며 “지금처럼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동시에 제 작업이 한층 더 완성도 높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하늬 작가는 경남 양산 출생으로 울산대학교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 37회와 국내외 단체전 370여회 참여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키아프 서울, 아시아프(ASYAAF), 화랑미술제를 비롯해 뉴욕, 파리, 홍콩, 첸나이 등 국내외 전시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제19회 울산미술대전 전체대상과 2022년 울산 올해의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글·사진=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