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울주 교통사망 역행, 도로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2026-02-23     경상일보

울산의 교통안전 지표는 개선됐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46명으로 전년 51명보다 줄었다. 전국 역시 감소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울주군만은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같은 기간 15명에서 19명으로 26.7% 늘었다. 울산 전체 사망자의 41%에 달한다. 전체는 나아졌는데, 한 축이 흔들린 셈이다. 지역 간 격차가 성과의 이면으로 드러난 것이다.

울주군은 울산에서 면적이 가장 넓고, 국도와 산업단지, 농촌과 주거지가 혼재한 구조다. 고령 보행자 비중이 높고, 산단 물류를 실은 화물차가 국도를 따라 빈번히 오간다. 최근 3년 사고 유형을 보면 승용차 46.5%, 화물차 25.5%, 이륜차 6.4%이며, 보행자 사고 비율이 38.5%에 이른다. 단순 접촉이 아니라 치명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구조다. 빠르게 달리는 대형차와 느리게 걷는 노인이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도로 환경에서 위험은 상수에 가깝다. 그렇다고 ‘행정구역이 넓어서 그렇다’고 정리할 문제는 아니다. 면적은 배경일 뿐 증가의 설명이 될 수 없다.

통계 해석 방식도 점검해야 한다. 절대 사망자 수만으로는 지역별 위험을 온전히 읽기 어렵다. 인구, 등록차량, 도로 연장, 교통량을 반영한 보정 지표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 사고 건수 대비 사망률, 보행자 사고 치명률 같은 지표를 생활권 단위로 공개해야 한다. 어디가 왜 위험한지 드러나야 예산과 행정도 방향을 잡는다. 숫자가 숨으면 대책은 구호에 머문다.

경찰이 싸이카를 투입해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필요한 조치다. 하지만 속도를 더 낮추는 처방만으로는 답이 되기 어렵다. 핵심은 표지판의 숫자가 아니라 지키게 만드는 구조다. 과속이 반복되는 구간은 구간단속과 신호 연동, 차로 폭과 곡선부 시야 개선을 묶어야 한다. 횡단 수요가 많은 곳은 고원식 횡단보도, 중앙대피섬, 야간 조명을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교차로는 회전반경을 줄이고 우회전 분리 신호를 정교화해야 한다. 산단 주변은 화물차 동선을 생활도로와 분리하고 교대 시간대 병목 구간을 재설계해야 한다.

울산 전체의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세 속 울주군의 증가는 경고음이다. 단속은 시간을 벌 수 있지만, 결론은 도로 설계와 안전 인프라 개선에서 나와야 한다. 어디를 어떻게 바꿀지, 언제까지 고칠지 일정과 예산을 공개하고 분기별로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통계의 투명성과 구조 개선이 병행될 때에야 울산의 교통안전 성과는 이름뿐인 평균이 아니라 체감되는 안전으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