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수출 호조 속의 경고음…G2 시장이 흔들린다

2026-02-24     경상일보

2026년 병오년 새해, 울산 수출이 전년 대비 20.7% 증가하며 외형적으로는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화려한 수치 뒤에는 ‘전국 수출 비중 축소’와 ‘대중국 시장의 몰락’이라는 뼈아픈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1, 2위 수출 시장이던 중국이 호주에 밀려 3위로 추락한 것은 울산 산업 지형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음을 알리는 서늘한 경고음이다.

1월 울산 수출은 설 연휴 이동에 따른 기저효과와 하이브리드차, 선박 등의 선전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국 수출 증가율(33.8%)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타 지자체와 달리, 노후화된 주력 산업 구조 탓에 국가적 수출 호황의 과실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이에 우리나라 수출에서 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3.1%에서 올해 11.8%로 쪼그라들었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수출 대상국 순위의 역전이다. 호주가 석유제품과 자동차 수출 급증에 힘입어 울산의 제2대 수출국으로 급부상했다. 반면, 한때 미국을 제치고 최대 시장으로 군림했던 중국은 3위로 전락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퇴조는 구조적인 현상이다.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확대와 공급망 내재화로 인해 울산의 효자 품목이었던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은 설 자리를 완전히 잃었다. 여기에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마저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관세 압박 속에 0.8% 증가라는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결국 미국과 중국이라는 G2 시장 모두에서 울산 수출의 동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품목별 수출에서도 심각한 위기감이 드러난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하이브리드차 인기 덕분에 소폭 증가했지만, 핵심인 일반 승용차 수출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여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국 시장에선 최대 효자 품목인 석유화학 제품과 석유제품 수출이 경쟁력을 잃으며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잃고 있다.

중국을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선 호주 시장의 급성장은 고무적이지만, 역설적으로 울산 수출 지도의 불안정을 보여준다. 분명한 점은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잃는다면, 수출 산업의 성장 기반 자체가 흔들리며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단순한 수치상의 성과에 안주할 때가 아니다. 중국 시장의 퇴조가 구조적 변화임을 직시하고, 주력산업의 고도화 및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과 시장 다변화를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뼈를 깎는 혁신만이 ‘산업 수도’ 울산의 진정한 성장 기반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