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울산 도심 ‘녹색동맥’으로

2026-02-26     경상일보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로 남겨진 울산의 폐선부지가 도심 속 ‘녹색 동맥’으로 부활하고 있다. 북구가 폐선부지에 대규모 ‘울산숲’을 조성해 끊긴 도심을 녹지로 잇자, 활용 방안을 고심하던 울주군도 남창역·서생역 일대에 치유·휴양 공간 조성에 나섰다. 산업화의 유산이 소음 대신 휴식을 나르는 ‘생명의 길’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2018년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울산 지역에 발생한 폐선부지는 총연장 26.3㎞, 면적 74만8000㎡에 달한다. 울주군과 북구 도심을 관통하는 대규모 유휴공간이다.

이에 북구는 울산 시계~송정지구 6.5㎞ 구간에 ‘울산숲(기후대응 도시숲)’을 조성해 2025년 초 시민에게 개방했다. 특히 산림청 주관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에서 기후대응 도시숲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선형 숲은 열섬과 미세먼지를 줄이고 휴식·여가 공간을 제공하는 도심 녹색축으로 자리 잡았다.

폐선부지 활용이 더뎠던 울주군도 도시숲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창역 일원 2.6㎞에는 옹기 제작의 다섯 요소를 주제로 한 ‘옹기마을 힐링 산책로’를 내년 개통할 예정이며, 답보 상태였던 서생역~마근저수지 3.6㎞ 구간도 최근 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캠핑장과 산책로, 터널 미디어아트를 포함한 ‘녹지 치유·휴양 공간’ 조성 계획을 마련했다. 사업이 완료되면 울주군 내 폐선부지의 절반 이상이 시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2023년 울산의 1인당 도시숲 면적은 367.92㎡로 특·광역시 중 가장 넓다. 그러나 도시숲 중 시민이 실제로 누리는 1인당 생활권 도시숲은 2.89㎡에 불과해 타 광역시와 비슷하다. 시민 체감형 도시숲이 아직 부족한 셈이다. 도시숲은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울산이 진정한 녹색도시가 되려면 생활권 도시숲 확충에 속도를 내야 한다.

특히 도시철도 2호선 노선의 급작스러운 변경으로 활용 방안이 불투명해진 효문역 일대를 비롯해 폐선부지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폐선부지를 도시 미관을 해치고 지역 활력을 떨어뜨리는 공간으로 남겨둘 것인지, 아니면 시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계획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탈바꿈시킬 것인지는 결국 지역사회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제는 방치된 공간을 도시의 부담이 아닌 미래 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속도감 있는 실행과 함께, 장기적 지속 관리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