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외면에 지자체 현장체험사업 ‘주춤’

2026-02-26     김은정 기자
학교 현장에서 외부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체험형 교육사업 신청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 대상 사업과 외부 활동을 전제로 한 사업일수록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모습이다.

23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동구가 울산과학대학교와 협력해 지난 2024년부터 운영 중인 ‘스포츠재능발견’ 사업은 첫해 1839명이 참여했지만 지난해에는 1300명대로 줄었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도 지난해 7000만원에서 올해 4000만원으로 감소했다. 해당 사업은 학교가 학급 단위로 신청해 체육 관련 진로 체험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정 조율과 이동, 인솔 인력 확보 등을 현장학습의 형태로 신청해 진행되는 구조다.

반면 영어광장 등 실내에서 개별 신청 방식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이용 규모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최근 학교 외부 체험활동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구·군에서도 확인된다. 중구가 지난 2022년부터 운영 중인 ‘로봇·AI 배움터’ 사업은 과거에는 신청이 몰려 학급 수를 조정해야 할 정도였지만, 지난해부터는 정원인 60학급, 1300~1400명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

울주군 자체 교육지원사업 가운데 실내 활동이 중심이 되는 중·고등학생 대상 프로그램은 예년과 비슷한 신청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진로체험학습 체험버스 지원 사업은 지난해 신청 인원이 전년 대비 25%가량 감소했다.

교육계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외부, 특히 야외 체험활동 운영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안전관리 기준이 강화된 상황에서 인솔 교사 1인이 다수의 학생을 관리해야 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어 체험학습 추진 과정에서 신중한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 개별 관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 학급 단위 외부 활동에 대한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남구가 현재 모집 중인 ‘행복남구 체험버스’는 기존에는 초등학생 신청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올해는 고등학생 신청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방과 후 활동이나 가정 단위 체험활동이 다양해지면서 학교 차원의 체험학습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황애정 전교조 울산지부 정책실장은 “교사 한 명이 최소 20명 이상의 학생을 인솔해야 하는 구조에서 관리를 강화하더라도 사각지대 발생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며 “사고 발생 시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학급 단위 외부 체험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아이들이 희망하는 체험학습을 축소할 수 없어 부담을 무릅쓰고 외부로 나가는 교사들을 위해 인력 확충과 책임 범위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