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월대보름, 전통은 지키고 안전은 더한다
정월대보름은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날로,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풍요와 안녕을 기원해 온 소중한 세시 풍속이다. 환하게 떠오른 보름달 아래에서 가족과 이웃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고, 소원을 빌며, 공동체의 정을 나누는 모습은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따뜻한 전통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이날은 공동체의 소중함과 이웃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게 해준다.
그러나 우리가 전통의 즐거움에 흠뻑 젖어 있는 순간에도 잊지 말아야 할 시급한 과제가 있다. 바로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다. 정월대보름이 자리한 이 시기는 계절적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산발적인 강풍이 자주 불어 산불이 빈발하는 시기다. 최근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건조특보가 상시화되고 산림 내 가연물들의 수분 함량이 급격히 낮아진 상태임을 고려할 때 정월대보름의 전통 놀이에서 발생하는 작은 불씨 하나는 더 이상 민속놀이의 일부로만 치부될 수 없다.
이에 울산시 소방본부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3월2일 오후 6시부터 3월4일 오전 9시까지 전 소방관서에 ‘특별경계근무 1호’를 발령하고 화재 예방과 대응 태세를 한층 강화한다. 이번 특별경계근무에는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등 총 3077명의 인력과 소방 장비 309대를 동원하여 가용 소방력을 100% 가동하고, 상황 발생 시 즉각 출동할 수 있도록 비상 대비 태세를 유지한다.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대비는 철저할수록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믿음으로 현장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자 한다.
특히 달집태우기 등 대규모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정월대보름 행사장인 태화강 국가정원 남구둔치 등 16곳에는 소방 인력 433명과 소방 차량 21대를 전진 배치하여 현장 중심의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사전 안전점검을 통해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행사 당일에는 예방 순찰과 현장 지도를 병행하여 안전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방침이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여 초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 인명과 재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달집태우기와 쥐불놀이는 한 해의 액운을 태워 보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 있는 전통이지만, 건조특보가 내려졌거나 강풍이 예보된 날에는 그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
바람을 타고 날아간 작은 불티 하나가 인근 야산이나 주택가로 번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기상 여건상 산림이 매우 건조한 상태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의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시민 여러분의 자발적인 안전 수칙 준수다. 화재 예방은 행정기관의 감시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시민 한 분 한 분이 ‘안전 파수꾼’이 되어 주실 때 비로소 완성되므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강풍이 부는 날에는 달집태우기 등 화재 위험이 높은 전통놀이는 가급적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
둘째 행사장 주변에서는 지정된 장소 외 흡연이나 취사 행위를 삼가고, 불씨 취급에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
셋째 행사 종료 후에는 사용한 불씨가 완전히 꺼졌는지 반드시 확인한 뒤 자리를 떠나야 한다.
넷째 화재를 발견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 주시길 바란다. 신속한 신고가 큰 피해를 막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전통행사는 우리의 자산이며, 공동체를 이어주는 소중한 문화이다. 그러나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전통은 결코 온전한 축제가 될 수 없다. 울산소방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일선에서 한 치의 빈틈없이 대비하고자 한다. 시민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실천이 더해질 때 정월대보름은 더욱 뜻 깊고 안전한 축제가 될 것이다. 끝으로 시민 여러분 모두의 한 해가 환한 보름달처럼 밝고 편안함으로 가득하시길 기원드린다.
홍장표 울산시 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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