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방선거 D-90, 정당 관성 깨고 ‘울산의 미래’ 선택하자
제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산업도시 울산의 정치 시계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5일 공직자 사퇴 시한을 기점으로 출마 예정자들의 윤곽이 선명해지면서 울산 정가는 폭풍 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은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역 일꾼 선출을 넘어, 산업 대전환의 기로에 선 울산의 향후 4년 운명을 결정지을 건곤일척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울산의 행정과 입법을 책임질 총 79명의 일꾼을 뽑는 대규모 선거다. 현재 울산 선관위에 등록된 예비후보 현황을 보면, 시장과 교육감 후보를 포함해 총 84명이 출사표를 던지며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46명)이 가장 두터운 후보군을 형성한 가운데, 진보당(20명)과 국민의힘(15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다당제 구도의 복잡한 수싸움이 예상된다.
울산은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면서도 강력한 노동자 표심이 공존하는 독특한 정치적 토양을 지녔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보수 독점 체제를 깨고 민주당 계열이 지방 권력을 싹쓸이하는 ‘지각변동’을 겪었으나, 2022년 대선에서는 다시 보수 진영으로 회귀하는 등 민심은 역동적으로 변화해 왔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초유의 탄핵 정국 이후 치러지는 만큼, ‘국정 안정론’과 ‘정권 심판론’이 정면충돌하는 건곤일척의 승부가 점쳐진다.
지금 울산은 절체절명의 위기다. 2011년 수출 1000억 달러의 영광은 빛바랬고, 주력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놓쳐 ‘울산 디스토피아’라는 오명마저 얻었다. 다행히 최근 SK 데이터센터 유치를 마중물 삼아 ‘AI 수도’를 향한 울산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누가 울산의 이러한 대전환을 완수할 적임자인지 가늠하는 엄중한 시험대인 것이다.
풀뿌리 지방자치의 본질은 명확하다. 내가 사는 동네의 가치를 높이고 시민의 삶을 온전히 보듬을 진짜 일꾼을 찾는 일이다.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거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 지역의 미래를 담보 잡는 후보는 시민의 이름으로 엄중히 배격해야 마땅하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는 정치공학적 수싸움이 아니라, 누가 울산의 미래를 더 진지하게 고민하는지 가늠하는 장이 돼야 한다. 울산의 운명은 정당 간의 권력 투쟁이 아니라, 시민의 현명하고 준엄한 선택에 달려 있다. 지역의 미래보다 정당의 깃발을 우선하는 관성적 투표는 결국 울산의 쇠락을 방조하는 결과로 돌아올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