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심야 NSC 상임위 긴급회의 소집

北, 군사행동 시사 발언
군사합의 물거품 우려도

2020-06-14     김두수 기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가 14일 심야에 긴급 소집됐다.

청와대가 군사 위협까지 불사하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회의를 연 것은 14일 0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와 군사행동에 나설 것을 시사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발언이 나온 지 불과 3시간여만이다.

청와대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 등 우리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김 부부장의 언사에 직접 대응을 삼가며 거리를 둬왔다.

그런 청와대의 태도가 바뀐 것은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하겠다고 공언한 김 부부장의 위협적 언사를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나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북한이 군사 행동에 옮기는 경우다.

국지적으로라도 무력 도발을 일으킨다면 남북 군사합의는 물거품이 되고 북미 사이에서 해온 비핵화 중재자·촉진자 역할도 효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이 현 정부의 일관된 기조이자 최대 치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에 인내하면서 잘해준 결과가 이것이냐’는 여론을 피하기도 어렵다.

북한의 폭압적 태도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분출하면 코로나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여당의 총선 압승을 견인함으로써 다져놓은 안정적인 임기말 국정 기반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남은 시선은 문 대통령의 공식입장에 집중되고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