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국내 ‘배터리 3社’ 동맹 구축 가속도
오늘 LG 구광모 회장과 회동
내년 배터리 공급대란 예고에
미래車 공동개발안 등 관측
2020-06-21 김창식
지난 19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은 22일 LG화학 오창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전기차 관련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인 삼성SDI의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동한데 이어 국내 최대 전기치 배터리 상샌업체 LG화학 공장을 방문, LG그룹 그룹 총수와의 회동을 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의 공식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와 LG화학은 이미 전기차 협력관계다. 현대차 전기차에는 주로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간다. 2022년 출시될 전용 플랫폼 전기차에도 LG화학이 공급사로 선정됐다.
LG화학은 국내 배터리 생산 1위 업체임은 물론, 지난 분기 기준으로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SNE리서치 조사 기준)에 올랐다.
양사는 지난 18일에는 전기차·배터리 분야 핵심기술 역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공동으로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을 찾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기술 검증 후 전략투자도 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조만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역시 SK이노베이션에서 주로 기아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에 출시될 전용 플랫폼 전기차 물량을 대거 따냈다.
코로나로 경영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그룹 총수들이 잇따라 만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이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하는 국내 3사의 총수를 연쇄 회동하는 것은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공급 확대 정책과 맞닿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3사는 중국의 CATL, 일본 파나소닉 등과 함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삼성SDI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5위, SK이노베이션은 6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의 강한 환경 규제와 세계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으로 전기차 공급이 증가하면서 이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배터리 물량 부족에 따른 ‘배터리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 실적이 2만4116대로 세계 4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전기차 생산·판매에 공격적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배터리 3사를 둘러본 후 한 곳을 골라 합작회사 설립방안과 미래차 개발을 위한 공동 협력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