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거리에서 즐기는 예술 성찬, 경상일보 주최 ‘아트프로젝트울산 2020’
오는 4일부터 중구 문화의거리 일원서
작가 30여명 작품 실내외서 감상 가능
본보(대표이사 엄주호)가 해마다 마련해 온 ‘아트프로젝트울산’(ICAPU)이 올해도 지속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잃어버린 예술의 향기를 되찾고,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행사다.
올해 전시일정은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 일원에서 오는 4일 시작 돼 12일 마무리된다. 5일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아우라의 ‘악킹댄스’, 개막공연으로는 이필승·한태준의 ‘흥’, 예술더하기예술의 거리공연 ‘석고마임’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작품은 문화의거리 내 갤러리(실내)와 거리(실외)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참여 갤러리는 라온, 어라운드울산, 가다, 아트스페이스 민, 대안공간42, 아트스페이스 그루, 아트그라운드hQ, 월 갤러리까지 8곳이다. 각 공간에는 적게는 1명, 많게는 4명의 작가들이 본인의 최근 작품들이 전시하며 원도심 거리문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전체 참여작가는 30여명에 이른다.
올해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어제 꿈에 보았던’이다. 오늘날 미술이, 문화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작가적 입장에서 질문하고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다. 예술가들의 존재와 그들이 추구하는 이야기를 들여다보게하는 주제로 가수 조덕배의 노래 ‘꿈에’ 속에서 차용한 것이다.
김지은 작가는 여행 과정에서 만난 낯선 공간에 대한 기억과 감성을 기록한다. 풍경은 분절되고 기억은 각각의 색으로 채워진다. 기억의 흔적은 화면 속 색면의 조화로 변주돼 새겨진다.
배성미 작가는 문의 반복을 통해 기능을 상실한 문을 연속적 형태로 제시한다. 작가는 이 구조를 해석과 대화를 요구하는 기호로 사용하며, 이를 통해 삶의 시공간에 대한 잠재적 가능성에 대해 타자와 소통하고자 한다.
김성복 작가는 전래동화 속 도깨비 방망이의 현대적 변주를 통해 일상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인간의 소망을 담는다.
엄아롱 작가는 현재 소비되고 버려지고 잊혀지는 물건에 대한 고민을 했다. 버려지는 사물들에 대한 탐구는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로 이어졌고, 이를 통해 작가는 새로운 개체를 만들게 되었다.
오원영 작가는 아이들을 모티브로 한다. 그들은 순수하지만 욕망에 충실하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분 이전의 존재이다. 이들을 통해 아름다움과 추함, 순수와 불순, 낯익음과 낯설음이 공존하는 원초적 삶의 모습을 나타낸다.
울산대, 동아대 등 미술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의 공동작품도 전시한다. 그중 울산대 미술전공 학생들의 작품은 ‘멈춰진 시간’이라는 제목 아래 청춘의 고민들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빛나야 할 청춘의 시기가 현재 코로나 시국에 부딪혀 발생하는 고민들을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현재의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과 같은 상황을 재현하고, 인생이라는 도로에서 지켜나 멈춰버린 심정을 토로한다.
홍순환 예술감독은 “코로나 발병 이후 국내외적으로 긴장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긴장된 정서를 환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