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아트프로젝트울산, “긴 시간 고민했던 창작 결과물 시민들과 공유”
김아해·박태주·서혜민·홍지혜
울산 출신 청년작가 4명 참여
블랙 스폰지 활용 설치작업 등
개성적인 작품세계 선보여
6년째 해마다 이어져 온 ‘아트프로젝트울산’은 국내외 현대미술 흐름을 울산 중구 원도심에서 펼쳐보이는 미술축제다. 거리를 지나며, 혹은 갤러리 내에서 울산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다채로운 현대미술의 향연을 느끼게 해 준다. 40여 명에 이르는 참여작가들 모두가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올해는 울산시민들이 좀더 주목해서 살펴 봐야 할 작가들이 있다. 주인공은 김아해, 박태주, 서혜민, 홍지혜 4명의 청년작가들이다.
이들은 모두 울산 출신이다. 하지만 울산을 벗어나 수년간 다른 도시에서 혹은 해외에서 미술을 공부하며 새로운 미술세계를 경험한 작가들이다.
태어나고 자란 울산 보다 어쩌면 울산 밖에서 더 인지도가 높다. 청년작가 범주에 속하는 나이대에 비해 예상외의 활동보폭을 갖추고 있다. 다만 그들의 작업이 시민들에겐 다소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들만의 생각을 작가적 언어와 작업만으로 풀어놓기 때문이다.
이 또한 현대미술의 한 단면이다. 올해는 울산시립미술관 개관을 1년여 앞둔 시점. 이들은 울산의 달라진 문화예술 흐름을 좇아 다시 고향으로 돌아 와, 오랫동안 고민했던 창작의 결과물을 시민들과 공유하며 활발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김아해 작가는 손상되기 쉽고 불분명한 대상인 기억을 물질화하는 작업을 한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머릿 속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기억하기 위한 체화의 행위라고 규정한다.
김 작가는 지난해 울산북구예술창작소에 입주해 단체 및 개인전을 한차례 가진바 있다.
홍지혜 작가는 2016년 대학을 졸업한 뒤 울산장생포131 입주작가로 활동하는 등 국내외 곳곳을 돌며 각종 전시에서 그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블랙 스폰지를 활용한 설치작업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멀리서 보면 3~4개의 흑판을 화이트 공간에 세워둔 것 같다. 하지만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시대 모호한 경계를 설명하고자 한다.
박태주 작가는 미국 뉴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영상작업을 주로 한다. 엄밀히 따지면 영상 그 자체라기 보다 아날로그시대의 부산물인 ‘TV’를 통해 디지털시대의 이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그 무엇, 혹시모를 가상의 존재에 대해 관람객에게 질문하고 함께 해답을 찾고자 하고 있다. 제목 속 ‘Bing’은 버려진 기계 속 미지의 생명체를 의미한다.
서혜민 작가는 눈에 보이는 것 뿐 아니라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까지 작품 속에 담는다. 작업에는 부표, 추, 유리수조 등이 사용된다. 자연에서 채취한 소리가 인위적인 음악과 만나 낯선 사운드로 완성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그는 경기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홍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