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차세대 모빌리티’ 육성 손잡아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만나
차세대 친환경차·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 미래 신성장영역
제품·기술 협력 방안 논의

2020-07-21     김창식

재계 1, 2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미래 먹거리가 될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 육성과 발전에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21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양 사 경영진들은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만나 차세대 친환경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UAM), 로보틱스(robotics)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대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부문을 뛰어넘어서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로 협력을 확대한 것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세계 선도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PAV(개인형비행체)가 30%, 로보틱스가 20%를 차지할 것으로 생각하며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 부회장은 올해 초 CES에서 UAM 사업 청사진을 제시하며 우버와 손잡고 만든 PAV를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PAV 제작을 넘어서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모빌리티 환승거점(Hub)이 연결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첨단 부품업체들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그룹이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보고 집중 투자하고 있는 전장 부품 사업과 차세대 통신기술인 5G 및 6G, 인공지능(AI) 분야는 현대차의 이러한 미래차 구상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 8월 미래 성장 산업인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에 향후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의 UAM,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에 삼성의 AI 기술이 접목될 수 있다. 삼성이 키우고 있는 차세대 통신기술인 5G·6G는 현대차의 자율주행 성공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삼성의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에서도 현대차와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 중심의 전장사업 확대를 위해 2017년 전장 전문업체인 하만 인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뒤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8년 열린 CES에서는 하만과 공동 개발한 차량용 ‘디지털 콕핏’을 처음 선보인데 이어 올해 초 CES에서는 한차원 진화한 5G 기반의 디지털 콕핏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또 2018년 자동차용 반도체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 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도 출시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전장 분야까지 확대해 상용화한 차량용 5G TCU(차량용 통신 장비 상용화) 기술은 내년에 양산되는 BMW의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날 총수 회동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뇌부인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분 부회장과 강인엽 시스템LSI 사장이 참석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