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달라도 K리그서 ‘쌍용’ 질주 다시 시작됐다

기성용, FC서울로 복귀
이청용, 활약상에 기대
내달 30일 맞대결 예정
“구자철도 돌아왔으면”

2020-07-22     정세홍

“(청용이와) 지금 같이 뛸 수 없는 게 안타깝네요.”(기성용) “성용이가 K리그로 돌아와 굉장히 기쁘고 반갑다.”(이청용)

프로축구 울산현대 이청용(32)과 K리그1 FC서울로 복귀한 기성용(31)이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청용은 22일 울산 구단을 통해 “성용이가 K리그로 돌아와 굉장히 기쁘고 반갑다. 그 과정들을 제가 옆에서 듣고 지켜봤기 때문에 K리그에서 활약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2006~2009년 서울에서 함께 뛰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오래 같이 활약해 ‘쌍용’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2009년 이청용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볼턴,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셀틱에 입단하며 각자의 길을 가던 이들은 모처럼 국내 팬들 앞에 동시에 서게 됐다. 다만 이번엔 ‘동지’가 아닌 상대 팀 선수가 되어 만난다.

3월 먼저 울산에 입단한 이청용은 베테랑의 저력을 뽐내며 울산의 선두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과 울산의 다음 맞대결은 8월30일 오후 6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18라운드에서 예정돼있다.

이청용은 기성용에게 “부상 부위가 잘 나아서 하루빨리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하루빨리 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리그, 환경이 바뀌면 적응기간이 필요한데 (기성용은) 금방 적응하리라 생각한다. 워낙 경험이 많은 친구라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기성용을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만나게 된 데 대해서는 “굉장히 기다려진다. 같은 팀은 아니지만 상대 팀으로 만나게 된다면 기분이 묘할 것 같고 즐거울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경기에 뛰는 선수가 수준 높으면 경기 질도 높아질 것”이라며 “팀과 팀의 대결이지만 서로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고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서 각자 열심히 한다면 팬들도 즐겁게 경기를 보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기성용도 이날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몸 상태가 어느 정도일지 모르겠지만, (울산전은) 당연히 출전하고 싶은 경기”라면서 “청용이와 만나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청용이가 지금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리더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라운드에서 둘 다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최대한 보이면 팬들도 좋아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성용은 이청용과 언젠가 다시 한 팀에서 뛰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기며 ‘마무리는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왔는데, 지금은 안타깝게도 상황이 되지 않아 아쉽고, 청용이도 아쉬움을 표현하더라”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청용이와 같은 팀에서 만나게 된다면 기분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유럽에서 활약한 친구 구자철(31·알 가라파) 등 다른 선수들과도 ‘K리그 복귀’에 대한 고민을 나누곤 했다고도 밝혔다.

“자철이나 청용이 등 다들 이제 그런 나이가 됐기에 선수 생활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그동안 저희가 받은 것들을 많은 분께 돌려드릴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면서 “모든 선수가 그런 고민을 할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구자철은 한국 축구와 K리그를 특히 사랑하고 위하는 친구다. 한국에서 할 일이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현 소속팀과의 계약 기간이 끝난다면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정세홍기자·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