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제도시 울산의 하늘길, 더욱 확장되기를
2019-09-24 이재명 기자
울산은 1960년대만 해도 인구 12만명의 소도시였다. 1970~80년대에도 울산사람들은 외국에 나가려면 무조건 김해공항이나 김포공항을 이용해야 했다. 그만큼 울산은 이름도 없는, 공해만 가득했던 도시였다. 그런 울산에 국제선이 생겼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울산이 동아시아의 최고 도시로 자리매김한데는 산업과 환경 두 바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는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보면 울산은 결국 우리나라 최대의 산업수도로 안착했고, 올해는 국가정원이라는 최고의 영예도 안게 됐다. 산업과 환경이라는 두 명제를 다 해결한 것이다. 이 가운데 울산~화롄(花蓮) 국제선 부정기편이 취항한 것은 울산의 위상을 또 한 차원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 울산~화롄 부정기편은 오는 10월17일과 20일 왕복 2회 운용한다고 한다. 태화강 국가정원 선포식에 맞춰 맞춤형으로 취항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0월18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되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선포행사에는 많은 볼거리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POP 콘서트 등은 물론이고 외지 방문객들에게는 울산의 거대한 산업단지 등도 볼만한 장관이 될 듯하다. 울산시와 대만은 양국 관광객 30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국내 관광객에 비해 숫자는 적지만 300명이 가져올 파장을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대만 화롄간의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은 단순히 두 도시간의 교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울산은 앞으로 대만 뿐만 아니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등 다른 국가의 도시까지도 하늘길을 계속 확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도로가 생기면 마을이 형성되고 마을이 형성되면 도시가 형성되듯, 하늘길이 열리고 국제도시간의 왕래가 잦다보면 또 다른 네트워크가 형성되게 돼 있다. 그 네트워크 속에 울산이 자리를 잡게 되면 울산은 비로소 대한민국의 도시가 아니라 세계적인 국제도시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오는 2020년 제3차 한·러 지방협력포럼이 울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기회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울산을 오가는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을 힘있게 밀어부쳐야 한다. 울산은 이미 북방경제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자임한 바 있다. 남쪽으로는 대만 등으로, 북방으로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등으로 국제선을 계속 확장해야 한다. 길은 계속 뚫어야 제 역할을 한다. 모처럼 열린 하늘길이 세계 만방으로 쭉쭉 뻗어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