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선율 높은 울산항…비효율 대책마련 시급

지난해 입항했던 1만1785척 중
246척 접안 지연…2.09% 기록
같은기간 부산·인천보다 높아
“항만투자 활발하게 전개돼야”

2019-10-21     이형중 기자
전국 최대 액체허브항을 넘어 동북아 에너지 허브로 도약을 꿈꾸는 울산항이 정작 항만효율의 바로미터로 인식되는 체선율은 주요항만인 부산, 인천은 물론 여수·광양항만에 비해서도 높아 비효율 항만의 오명에서 벗어날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신항 1·2단계 등 적절한 항만투자로 시설부족 사태에서 조기에 탈피하고 중장기적으로 울산 남구 본항과 온산항 등 항만 배후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체들의 화물특성, 미래 화물변화 등을 고려한 부두기능 재편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산, 인천을 비롯한 여러 항만에서 체선율 상승이 나타났다. 울산항은 지난해 1만1785척이 입항했는데 이중 246척이 12시간이 지나도록 접안을 하지 못해 체선율이 2.09%를 기록했다. 이같은 울산항의 체선율은 같은기간 부산(1.42%), 인천(1.61%), 여수·광양(0.45%)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여수·광양항이 울산항과 비슷하게 항만 배후에 유류 등 액체 산업기반이 비교적 많은 점을 감안하면, 액체 및 에너지 허브로 특화하려는 울산항의 경쟁력이 타 항만에 비해 비교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도 오일허브에서 에너지 허브로 기능확장하는 사업이나 각종 항만투자 여건이 활발하게 전개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울산항과 여수·광양항의 최근 10년간 체선율 변동 현황을 살펴봐도 여수광양항의 체선 감소현상이 두드러진다.

울산항은 2008년 4,74%에서 2018년 2.09%로 10년간 2.65%p 줄었지만, 여수·광양항은 2008년 5.25%에서 지난해 0.45%로 4.8% 급감했다.

울산항은 2014년 체선율이 2.52%, 2015년 2.23%, 2016년 2.08%, 2018년 2.28%로 2%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항만효율의 바로미터로 인식되는 체선율 배가 항만의 사정으로 12시간 이상 입항하지 못하고 대기하는 비율을 말한다.

다시말해 체선율이 높으면 그만큼 항만을 제때 이용하지 못한 결과로, 이 수치는 해당 항만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체선율 주요 원인으로 접안시설이 부족하고 고정식 하역시설 이용선박의 일시적인 입항, 고비용 발생에 따른 야간 및 공휴일 하역기피, 일부 특정화물의 높은 체선율 등이 꼽힌다.

김태흠 의원은 “항만 수요 및 물동량 증가에 맞춰 적절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해수부 및 항만공사 등은 부족한 투자재원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항만 이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