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 울산도 예외 없다
2020-08-17 이재명 기자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현 상황을 ‘대규모 유행의 초기단계’라고 규정하면서 “지금 바로 유행 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해 의료시스템의 붕괴, 또 막대한 경제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상황”이라고 말했다.
울산의 경우 지난 15일 파키스탄인 부부(울산 63·64번)와 서울에서 온 50대 여성(65번)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17일에는 울주군에 사는 30세 파키스탄인(66번), 남구에 사는 48세 남성이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63·64번 확진자는 자가격리기간인 13일 여동생을 만나기 위해 기숙사를 무단으로 이탈한 것으로 밝혀졌다. 울주군이 이들의 격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숙사는 비어있었다. 자가격리 앱을 통한 위치 추적을 피하고자 휴대전화는 놓고 나갔던 것이다.
코로나19의 특성상 한번 퍼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특히 울산은 산업수도라고 일컬어질만큼 세계적인 공장이 들어서 있어 2차 대유행이 울산을 덮친다면 산업기지는 초토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인 자동차, 중공업,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2차 대유행이 예고되자 방역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며 이중 삼중으로 철통 방어벽을 치고 있다. 한번 뚫리면 공장 전체를 가동 중지시켜야 하는 절체절명의 운명을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교육청도 비상조치에 들어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300명 이상 학교 190곳의 등교 인원을 3분의 2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들 학교는 학생수 300명 이하 소규모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당국과 의료진, 시민 모두가 긴장감을 다시 끌어올리며 방역 고삐를 바짝 조이는 것 밖에 없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깜깜이 환자 비율이 14%를 넘었다고 한다. 정 본부장의 말처럼 코로나19는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염을 시킬 수 있고 감염 사실을 본인도 인지할 수 없다. 때문에 마스크 착용과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만이 최상의 예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