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일의 말레이시아통신(8)]자카란다 꽃은 지는데

세계 각국 코로나 2차 팬데믹 우려
아름답던 꽃도 시간이 흐르면 지듯
코로나 바이러스도 사라져 주길

2020-08-18     경상일보

청보랏빛 고혹적인 색깔로 온 나무를 채색해 사람들의 시선을 유혹하던 자카란다 나무의 꽃들이 거의 다 졌다. 오월 들어 피기 시작하다가 유월에 절정을 이룬 뒤 잎들에게 꽃자리 내어주던 자카란다 꽃, 조그마한 나팔꽃 모양의 이 꽃이 우수수 떨어질 때는 나무 밑은 온통 청보랏빛 고운 자리를 펴 놓은 것처럼 예쁘다. 색깔 때문인지 꽃을 보고 있는 시간에는 더위도 잊어버린다. 이제는 늦둥이 나무들만 하나둘 꽃을 피우고 있을 뿐이다.

아름답게 피던 꽃도 시간이 흐르면 지듯이 코비드-19도 이제 사라져 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코비드-19는 무서운 바이러스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할 때만 해도 지역 감염만 잘 관리하면 전염을 막을 수 있는 것인 줄 알았고, 그 지역 방문자들의 감염에 의해 전파되는 줄로만 알았는데, 팬데믹(Pandemic) 상태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 전파가 되었는지, 자연적으로 어떤 조건이 되면 바이러스가 생기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 바이러스가 여러 물체의 표면에 감염되어 있을 때 생존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한 보도도 있었으나 그 시간이면 정말 다 죽는 것인지, 사람이 숙주라는데 다른 방법으로도 번식되고 살 수 있는 것인지 아직 궁금한 점이 많다. 이 바이러스가 6대주를 모두 점령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러 가지 궁금증이 들지만 믿을 것은 과학적인 연구 결과와 주무기관들의 발표 내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동통제가 바이러스의 확산 예방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2차 팬데믹이 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1918년에 발생되어 1차 세계대전의 희생자 900만명보다 몇 곱이 많은 약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뒤 1919년 4월에 소멸된 스페인 독감을 이번 사태가 발전해나갈 유사 상황으로 예상하고 위기상황 극복을 그 보다도 조기에 이루기 위한 모델로 삼고 있다. 왜냐하면 스페인 독감은 3차에 걸친 팬데믹을 겪고 난 다음에 소멸되었기 때문인데, 3차까지의 팬데믹이 재현되는 것을 막아야 되기 때문이다. 소멸된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춘 것과 바이러스가 약한 종으로 변이하면서 질병이 끝났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므로 2차 팬데믹이 오는 것을 예방하여야 하며, 안전한 백신의 개발 출현과 더 효과적인 치료제 출현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갑작스러운 환자의 증가로 2차 팬데믹이 온 것이 아닌지 의심하며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이때, 말레이시아도 지역별 확진자수가 증가하면서 그 지역을 이동통제구역으로 재지정해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 거주자들의 지역 내 이동은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거의 모든 경해 활동이 재개가 되었으나, 기간 중 증가한 실업률은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람들은 다소 여유가 있어도 미래가 불안하면 지출을 줄인다. 현재 상황에서 각국 정부의 소비 진작 유도에도 국민들이 호응하지 않는 이유이며, 수입의 감소가 예상되는 상태에서 지출을 줄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질병 그 자체도 예방과 치료를 위한 하나의 경제활동의 개체가 되지만 이런 대상은 피하고 싶기 마련이다.

각국이 동일한 상황에서 경제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국경이 개방되지 않는 한 글로벌 경제회복에 제약이 많다. 물질이나 상품의 이동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사람들의 이동이 허락될 때 비로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안데르센의 말처럼 “단지 살아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빨리 자유롭게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 한다.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