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19 전국화…방역의식이 흐트러지면 모든 게 허사다

2020-08-23     이재명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3일 400명에 육박한 가운데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2단계에서 최고 수위인 3단계로 격상할 필요성에 대한 검토에도 착수했다. 그만큼 국내 상황이 엄중하다는 말이다.

울산에서는 지난 12일 61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2일새 76번 확진자까지 16명의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올 연초의 대유행은 대구·경북과 신천지에 국한했지만, 지금은 전국으로 광역화했다. 전선이 넓어지면서 방역 인력의 피로도도 그만큼 높아졌다.

정부가 아무리 애를 써도 국민 각자의 방역 의식이 흐트러지면 모든 게 허사다. 방역의 최대 무기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다. 그것도 85%의 감염병 예방 효과가 있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또 발열 체크, 손 소독제 사용, 1~2m 거리 유지, 불필요한 외출 자제 등을 다시 생활화해야 한다.

이번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 10명을 제외한 387명은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138명, 경기 124명, 인천 32명 등 수도권에서 294명이 나왔다. 광주·대전·강원은 각 15명, 전남 14명, 충남 10명, 경남 8명, 대구 6명, 울산·충북 각 3명, 경북·부산 각 2명 등이다. 코로나19의 특징이 조금만 방심하면 급속하게 확산한다는 점이다. 잠시도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한 것을 정점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며 “당분간은 확진자 숫자가 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특히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국적인 대유행 위기를 앞둔 엄중하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에 한정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2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함에 따라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명 이상의 모임과 행사가 금지됐다. 노래연습장, 클럽, 뷔페, PC방, 대형학원 등 12개 고위험시설도 영업을 중단했다.

이 가운데 울산 수암시장의 경우 상인회장과 상인회가 광복절 집회에 단체로 참석했다는 가짜뉴스가 SNS를 통해 퍼지면서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 때문에 수암시장에는 발길이 뚝 끊겼다.

이미 코로나19는 가정과 시장은 물론 종교시설, 학교, 관공서, 극단, 사법기관, 산업체 등으로 광범위하게 퍼졌다. 자칫하다간 통제 불능에 빠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국면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모두가 방역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