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기운 담은 ‘울주 삼동면 도예의 가치’ 선보인다

맑은삼동 전통도예작가展
신용균·정재효·신봉균 등
일곱 도예공들의 도자기
한자리서 공개하는 전시로
개성 넘치는 작품들 공개
26~31일 울산문예회관서

2020-08-24     홍영진 기자

도자전시회 ‘맑은삼동 전통도예작가’전이 26일부터 31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2전시장에서 열린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별도의 기념식은 마련되지 않는다. 울주군 삼동면은 조선시대 중앙관청에 분청사기 등 도자기를 납품하던 ‘자기 소’가 있던 곳이다.

당시의 흔적이 남아있는 ‘하잠리 요지군’은 우리나라 도자문화 연구에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현재 울산시 제37호 문화재 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런 유서깊은 곳에 옛 도예인의 혼을 이어가려는 일곱 도예공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띄엄띄엄 가마터를 잡고 생활하며 각기 다른 형태와 재질과 광택으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도자의 세계를 구현하는 중이다.

울주군이 지원하는 이번 전시는 이들 일곱 도공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않는 자리다. 자연의 맑은 기운을 담은 삼동면 도예의 가치는 물론 작품 활동에 온 힘을 다하는 도예가들 면면을 꼼꼼하게 살필 수 있다. 나아가 역사문화관광지로도 손색없는 울산의 새로운 도자마을을 전국에 알리는 기회이기도 하다.

왕방마을 왕방요는 일곱 장인들 중 가장 큰 형이자 고 신정희 사기장의 차남 신용균 장인의 가마이다. 유약에 ‘덤벙’ 빠뜨려 색을 입히는 덤벙분청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렇게 만든 그릇은 부드러우면서도 두터운 질감이 돋보인다.

조일마을 조일요 정재효 장인은 백자에 분청의 기법을 더하거나, 분청에 회화적 요소를 가미, 세련된 도자세계로 그만의 개성을 보여준다.

지랑마을 지랑요는 신봉균 장인의 가마이다. 단단하고 묵직하면서도 정감이 담긴 그릇을 만든다.

금곡마을 청암요 장상철 장인은 화려한 장식이나 꾸밈보다는 흙과 유약과 불의 조합으로 나타나는 재료 본연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삼동요 이인기 장인은 스스로 행복하고 즐겁기 위해 그릇을 만든다. 그렇지만 사실 누구보다 치밀하고 열정적이며 허투름을 허용치 않는다.

백상요 이충우 장인은 10년의 사문(寺門) 생활을 뒤로 하고 속세로 돌아와 도예의 세계에 입문했다. 나무를 준비하고 불을 지키는 오롯한 마음을 놓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하잠요 김경남 장인은 단순하면서도 상징적인, 문양이 없어도 형태감이 주는 편안함을 지닌 그릇을 꿈꾼다.

한편 삼동마을 도자촌에 살고있는 7인의 도공 이야기는 본보 연재물인 ‘울산의 쟁이들’(글 노경희 울산대교수)에서 총 2회(8월3·14일)에 걸쳐 소개되기도 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