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내버스 기사 감염 경로 빨리 찾아야
2020-08-26 이재명 기자
이번에 확진자로 판명된 버스기사는 증세가 나타나기 전인 20~21일 2일 동안 127번 시내버스를 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127번은 울산 동구 방어동 꽃바위에서 중구를 거쳐 남구 삼산동 태화강역까지 운행한다. 확진자는 지난 22일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울산시는 운전석이 칸막이로 막혀 있는데다 승객들과 별도의 접촉도 없었기 때문에 승객이 감염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또 확진자와 승객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울산지역의 경우 시내버스 승객 중 상당수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채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마스크를 턱에 걸친 ‘턱스크’의 경우 시내버스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전화통화를 하면 침방울이 여과없이 입밖으로 나와 감염으로 직결된다. 서울시에서는 모 운수 소속 버스 기사 3명이 지난 21~23일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아 승객들이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최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버스 기사를 폭행하고 승객들에게 시비를 걸며 욕을 한 승객을 구속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사들은 손님들과 언제 시비가 붙을지 몰라 불안해 하고 있으며,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손님들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될까 걱정도 하고 있다.
시내버스는 서민들의 발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교통수단이 또한 시내버스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 3월초 코로나19의 확산이 전국적으로 극심했을 때 울산지역 시내버스는 거의 텅빈 상태로 운행됐다. 이를 감안해 버스 운행을 대폭 줄였지만 하루 이용객은 25만명에서 12만명으로 반토막났다. 승객들은 아예 버스를 기피했다. 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바로 시내버스인데, 이번에 버스기사가 확진판정을 받았으니 시민들의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울산 방역당국이 감염경로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시민들도 적극 협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