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추락하는 경제…코로나 진압 못하면 최악 상황 온다

2020-08-27     이재명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3%로 1.1%p나 내렸다. 한국경제가 실제로 역성장을 경험한 해는 1980년(-1.6%), 1998년(-5.1%) 단 두차례 밖에 없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국내 경제의 회복 흐름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 등으로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며 “올해 GDP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0.2%)를 상당폭 하회하는 1%대 초반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부진한 터에 코로나 확산세가 겨울까지 이어지면 내수 침체로 올해 성장률이 -2.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가운데 대한민국 수출의 심장부인 울산도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글로벌 수요감소 여파로 울산수출은 7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며 뒷걸음질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가 발표한 울산 수출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7월 울산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22.7% 감소한 45억8500만 달러에 그쳤다. 전국 평균 수출감소율(-7.1%)보다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갈수록 수출길이 막히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근 반년 만에 400명대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새벽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441명 늘어 누적 1만870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당시인 지난 3월7일(483명) 이후 173일 만의 최대 규모다. 이달 초만 해도 한 자릿수였는데 이제는 사상 초유의 네 자릿수 확진을 걱정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여기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소위 ‘깜깜이 환자’의 비율(18.6%)도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이번 가을·겨울철의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다 독감 유행까지 겹치면 아예 손을 쓸 수조차 없는 총체적 난국이 예상된다. 정부는 27일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으며, 필요한 조치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선 급한 불부터 끈 뒤 여유를 갖고 국내 경제 상황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민생의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이렇게 해야 경제도 회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사태가 엄중한만큼 판단과 결정은 신속하고 과감해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을 조기에 진압하지 못하면 경제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