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왕암공원 호텔 유치 포기…경기·인구회복이 먼저다

2020-08-31     정명숙 기자
대왕암공원에 호텔을 유치하려던 계획이 어렵게 됐다. 울산시는 대왕암공원조성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이었던 교육연수원 부지 활용방안을 장기과제로 전환하고 계획변경 용역을 재개한다고 31일 밝혔다. 교육연수원 부지를 복합문화관광호텔 부지로 전환해서 민간사업자를 유치하려고 했던 계획이 실패한 탓이다. 이에따라 울산시는 대왕암케이블카를 중심으로 대왕암공원종합휴양지 조성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왕암공원은 외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해안선이 길게 이어지는 우리나라 동해안에서도 대왕암공원만큼 독특한 풍광을 가진 곳은 드물다는 것이 관광객들의 말이다. 등대­대왕암­솔밭­일산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일대는 풍광이 빼어날 뿐 아니라 풍부한 이야기도 갖고 있다. 케이블카와 집라인, 호텔 등의 위락문화시설이 가미되면 관광지로서 더할나위가 없다. 다만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기는 하나, 슬도까지 연계를 하면 확장도 어렵지 않다.

대왕암공원조성계획에서 교육연수원 부지에 호텔 유치가 빠진 것은 아무래도 아쉽다. 울산시는 예산 사정을 고려해 내년에 교육연수원을 철거하겠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우선 철거를 하지만 이용계획은 없는 셈이다. 울산시도 호텔 유치를 위해 많은 애를 쏟았으나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기적으로도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유통분야의 기업들이 모두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신규사업에 나설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유치에 대한 울산시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오랜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던 부산 기장군의 오시리아가 호텔과 쇼핑몰 유치로 새로운 관광도시로 급성장하는 것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호텔과 리조트 등 고급숙박시설은 회의·휴식·레저 등을 가능하게 하므로 울산의 관광산업 인프라에 있어서 가장 절실한 자원이다.

대왕암공원 뿐 아니다. 강동관광단지에도 리조트개발이 중단된채 방치돼 있다. 간절곶에도 호텔·리조트 등의 유치가 절실하지만 도시계획법이라는 현실적 어려움이 가로막는다. 대개의 경우 관광산업은 문화소비를 끌어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어야 성공할 수 있다.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필수소비와 대비되는 문화소비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도시의 품격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문화소비 인구는 전체 인구 대비 극소수다. 경기침체와 인구감소가 계속된다면 문화소비는 더욱 감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민간자본에 의한 문화소비시설 유치도 어려워진다. 결국 관광산업 활성화도 인구와 경기 회복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