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업계 “마이삭 넘겼지만 하이선은 어쩌나”

지역 사업장 태풍에 시설물 파손 등 피해 입어
석유화학단지 대규모 정전 피했지만 긴장 고조
7일 더 큰 태풍 소식에 일부 ‘운영 중단’ 계획도

2020-09-03     김현주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울산 곳곳에서 각종 피해가 이어진 가운데 비상이 걸렸던 울산국가산업단지 등의 선박, 자동차, 석유화학 기업체들은 강풍으로 인해 일부 시설 피해를 입긴 했으나 다행히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오는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울산을 치고 지나갈 것으로 전해져 울산 지역 기업체들은 안심도 하기 전에 노심초사부터 하는중이다.

3일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동구 이덕서 기준 순간최대풍속 165.6㎞(46m/s)에 이르는 매우 강한 바람으로 인해 중공업 내에 계류중이던 선박이 암벽으로 기울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은 26척의 선박 중 건조가 완료된 13척은 서해안으로 피항을 보내고, 아직 건조중인 13척은 안벽 및 도크에 계류시켰다. 기울어진 선박의 선체 파손 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 선박이 암벽으로 살짝 기울어졌다. 선박의 균형을 맞춰 똑바로 다시 세울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대중공업은 공장 건물의 지붕이나 외벽 등이 일부 파손됐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현대차 자체의 피해는 없으나 경주 등 인근 지역에 위치한 협력업체들이 태풍 피해를 입으면서 피해 복구가 늦어질 경우 재고분 부족으로 생산에 일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전 피해를 우려했던 석유화학업체들도 무사히 태풍 마이선을 넘겼다.

SK에너지와 S-OIL 등은 지난밤 정전 사태 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전압이 살짝 떨어지긴 했어도 공장 가동이 중단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월요일께 상륙할 것으로 전해진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이번 마이삭보다 더 강한 바람을 동반할 것으로 전해져,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제10호 태풍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공장에서 대비를 해도 사실 한전에서 전원이 끊기면 방법이 없다. 대체 전력의 경우 임시로 조정실 등 주요시설만 살리는 정도이다”고 설명했다.

울산국가산업단지는 단지 내 약 20~25개 업체가 정전 피해를 입었지만 공장이 중단되거나 생산에 큰 차질을 입는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온산공단공장장협의회에 따르면 온산공단은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정전이 발생했지만 오전 8시부터는 전기가 정상적으로 공급돼 대부분의 업체들이 공장을 가동했다. 그러나 공단 내 회사별로 건물 외벽 등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 일부 공장들은 현재까지 정상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온산공단공장정협의회 관계자는 “공단 내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시설물 파손으로 인한 피해가 많다보니 현재도 피해상황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며 “문제는 주말에 더 큰 태풍이 다가오고 있어 대책점검에 나서고 있다. 일부 화학업체의 경우 주말에는 일부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주요 시설물의 운영 자체를 중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