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업체·학원가로 불어닥친 코로나 위기
2020-09-07 이재명 기자
이번에 확진 판정를 받은 사람들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소위 ‘깜깜이’ 확진자들이다. 추적조사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여차하면 산업체와 학원가 등으로 순식간에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산업체와 학원가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확진자로 판명된 115번 확진자는 현대중공업 건조부 소속 근로자로, 같은 건물에 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115번 확진자는 지난 1~4일까지 오토바이로 회사 출퇴근을 했고 사내 식당에서 식사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내, 초등학생 자녀 2명,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동료 500여명에 대해 하루 동안 출근 금지를 시킨 뒤 전수조사를 통해 밀접 접촉자 20여명을 확인, 진단검사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시차 출퇴근제, 식사시간 분산, 국내출장·대면행사·회식 금지 등으로 코로나19 방지에 힘써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쇄적으로 지역감염이 이어지면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남구 옥동 학원밀집지역의 단과학원 2곳에 다니는 118번 확진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여러명이 모인 강의실에서 학원 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원 강의실은 코로나19가 가장 확산하기 쉬운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확진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모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신규 확진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7일 현재 신규 확진자는 119명이다. 지난 3일 195명으로 100명대에 진입한 이래 현재까지 날자별로 198명, 168명, 167명, 119명 등으로 눈에 띄게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울산지역에서는 9월1~7일 사이에 2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6월과 7월만 해도 3명과 4명 수준이었는데, 8월에는 37명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이대로 가다가는 9월말에는 전달 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인구가 모이는 산업체와 학원, 학교 등에 코로나가 확산하면 통제불능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더 늦기 전에 큰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강력한 선제조치를 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