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중공업 코로나 못 막으면 울산 경제가 흔들린다
2020-09-09 이재명 기자
현대중공업의 이번 집단 감염은 직·간접 접촉자가 광범위하다는 것이 문제다. 앞서 회사측은 이 건물의 첫 확진자가 발생한 3층의 직원 300여명만 자가격리하고 검사를 받도록 했으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9일 7층 건물 전체를 전격적으로 폐쇄했다.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4일 동안 현대중공업발(發) 확진자가 대폭 늘어난데 심각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앞으로 2000여명을 넘는 근로자들이 진단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확진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동료 근로자 뿐만 아니라 주민들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헌대중공업은 우리나라 조선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수주와 수출에 큰 타격을 입게될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과 연관돼 있는 하청업체와 인근 상권까지 모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울산 동구의 조선경기가 아직도 바닥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의 코로나19 확산이 제대로 차단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경제는 울산을 중심으로 계속 곤두박질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확진자는 115·121·122·123·124·127번까지 모두 6명이다. 이에 더해 115번의 아들(120번)과 121번의 아내(125번)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중 특히 124번, 127번 확진자는 최초 확진자인 115번과는 다른 부서에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감염자가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와 현대중공업이 건물내 직원 2000여명에 대한 코로나 전수조사를 결정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중공업 내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빠른 것은 조선업 특성상 공동작업이 많고 사내식당과 매점, 사내부속의원, 샤워장 등을 공유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 코로나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작업 특성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 전 직원의 마스크 착용과 발열체크 의무화, 출장 금지, 시차출근제 실시, 재택 근무, 부서이동·회의 전면 금지 등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현대중공업은 수만명의 근로자가 일하는 곳이다. 이런 대규모 사업장의 집단감염 확산을 차단하지 못하면 울산시민 전체의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