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시의회 ‘협치’ 첫걸음, 코로나시대 발빠른 의정 기대

2020-09-10     정명숙 기자
후반기 원구성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울산시의회가 잇달아 ‘협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야 협의 불발로 공석으로 있던 제2부의장에 국민의힘 안수일 의원이 선임된데 이어 경제자유구역특위에 여야의원이 고루 참여하기로 했다. ‘코로나 추경’도 통과시켰다. 갈등과 반목으로 점철돼온 울산시의회에 모처럼 불고 있는 협치의 바람이다. 의정 발전의 기폭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안수일 의원이 부의장을 맡음으로써 혼선이 발생한 상임위 구성도 여야 합의로 원만하게 조정됐다. 안 부의장이 맡고 있던 환경복지위 부위원장은 민주당 장윤호 의원이 맡았다. 또 안 부의장이 빠진 운영위에 국민의힘 의원이 한명도 없게 되자 국민의힘 윤정록 의원이 산건위 부위원장을 맡아 운영위에 들어갔다. 대신 민주당의 전영희 의원은 운영위에서 빠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했던 예결위에도 윤정록·천기옥 의원이 복귀했다. 의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의 양보와 타협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여당 의원들로만 구성돼 있는 경제자유구역특별위원회에도 야당의 안수일·윤정록 의원이 참여하기로 해 의정사상 처음으로 여야가 공동 참여하는 특위 출범이 가능해졌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를 제외하고 제7대 의회 들어 꾸려진 특위는 모두 여당만 참여했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울산발전을 위한 새로운 디딤돌이다. 여당만의 일방적 추진을 뛰어넘어 여야가 함께 참여해 다양한 관점에서 지원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갈등 해소가 자칫 협치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승화하지 못하고 단순한 봉합에 그친다면 득보다 실이 커질 수도 있다.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의정활동을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울산시의회는 후반기 원구성을 두고 심각한 갈등을 겪으면서 후반기 의정활동에 경쟁력이 강화되는 효과도 없지 않았기에 하는 말이다.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어느 때보다 활발한 시정질의를 통해 울산시정을 파고드는 노력을 기울였다. 후반기 첫 본회에서는 야당 의원 5명이 모두 질의에 나서기도 했다. 모두가 새로운 의제를 개발한 것은 아니지만 시민들의 요구를 대신하기도 하고 장기적 도시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파고들기도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야당 의원들에게 꼬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상한 시국이다. 능동적 감염 관리와 경제적 어려움 극복을 위한 의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여야를 떠나 옳은 말에 귀를 기울이고 민의를 수렴하여 즉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