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울산 남구 조직개편, 더는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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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3     경상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 전반의 침체가 깊어진 가운데 감염병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설상가상의 형국에서 울산 남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안타깝다.

남구는 울산시 지역내총생산(GRDP, 2017년)의 40.3%를 담당하는 울산의 중심이다. 이를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생산·소비·주거 등 모든 면에서 남구에는 울산 내 다른 구·군보다 더 많은 민원이 발생하고, 더 복잡하고 다양한 업무가 산재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더 많은 인원이, 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효율적인 업무를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요즘 남구 공무원들은 많은 민원과 고질적인 인사적체에 사기 저하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울산시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건강국 체제의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다. 울산시내 다른 구·군은 이미 지난 7월1일 조직개편을 마쳤다. 하지만 유독 일도 많고, 민원도 많은 남구만은 이미 마무리 되었어야 할 ‘2020년 조직개편’을 아직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남구가 추진 중인 조직개편안은 코로나19 등 급성 감염병에 더 효율적이고 책임감 있게 대응하고자 보건소에 역학조사관을 배치하고, 늘어나는 보건·복지 수요에 맞춰 5개 동 행정복지센터에 맞춤형복지팀을 신설하는 것이 주요내용으로 되어 있다.

지난해 4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현재의 3국 체제를 5국 체제로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열리면서 남구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기대의 목소리가 한껏 올라갔었다. 하지만 구청장 부재라는 악재가 터지는 바람에 조직 개편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조직개편이 미뤄지면 쏟아지는 업무에 공무원들의 업무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구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 위기 속에 최일선에서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보건소 직원들의 업무 피로도는 더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코로나19 위기로 역성장 우려마저 나오는 경제 여건에서 실업률 상승과 취업자 수 감소를 막아 지역경제가 잘 돌 수 있도록 하려면 경제정책과와 일자리정책과의 위상을 높이는 일도 시급하다.

늘어나는 복지행정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여성·아동·청소년·장애인·취약자심리상담 등 국가 및 지역 현안과 맞춤형 복지업무 분야를 담당하는 인원 충원도 더 미룰 수 없다.

상황이 급한 만큼 지금은 관련법과 지침에 따른 조직개편을 선행해 일단 급한 불을 끄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새로운 5국 체제에서 8, 9급 공무원 및 여러 직원의 의견을 반영해 조직진단을 다시 해서 행정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청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

울산 남구는 이번 코로나19 위기에 긴급 대처하기 위해 동 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에서 근무하던 간호사들을 보건소 선별진료소 운영인력으로 활용하는 유연성과 효율성을 보인 바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이뤄질 조직개편은 갑작스러운 팬데믹이나 예측이 어려운 이변이 발생하더라도 특수파견근무·탄력근무제 등을 활용해 어려움에 처한 구민을 신속하게 도울 수 있도록 효율적이고 유연한 체제로 나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위기 속에서 석 달간 파행을 겪었던 남구의회는 최근 어렵게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이제는 속도감을 갖고 집행부와 서로 소통·견제하는 가운데, 조직개편안 등 밀린 사안을 신속하고 융통성 있게 처리해야 한다.

필자는 이 지면을 빌어 남구민들에게 의원들을 대표해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남은 후반기 의정에도 구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회가 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변외식 울산 남구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