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화예술회관·시립예술단 법인화 적극 검토해야

2020-09-24     정명숙 기자
울산문화예술회관은 울산의 대표적 문화공간이다. 울산시립예술단은 울산지역 내 최고 수준의 예술단체다. 울산시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가능하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울산문화예술회관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예술단 공연을 감상하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문화예술이 인간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에 비해 30여년의 역사를 가진 울산문예회관과 시립예술단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한해(2019년) 54회 공연에 유료관람객이 3만7100여명에 불과하다. 문예회관과 예술단의 거듭나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시기적으로 적기다. 문예회관 관장 선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기관·단체나 리더가 중요하지만 예술경영은 나름의 독창성이 있으므로 관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신임 관장만 제대로 선임하면 혁신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신임 관장 선임과 관련해 시립예술단 노조도 성명서를 냈다. 퇴임 공무원을 임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성명서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문예회관장은 “예술경영과 정책에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공공예술복지에 대한 의지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 공무원으로 평생을 보낸 사람이 관장으로 와서는 예술 행정의 독창성을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다. 그렇다고 그동안 외지 전문가 영입이 그리 성공적이었던 것도 아니다. 관장을 개방형으로 전환한 2014년 이후 외지에서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영입됐지만 울산의 현실과 시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 지역내 많은 경력을 가진 문화행정 전문 인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 한계다.

최근 울산시의회가 예술행정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황세영 의원은 시립예술단 노조와 간담회를 가졌고, 김미형 의원은 시정질의를 통해서 시립예술단 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말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손종학 의원이 시립예술단의 공연수익률이 9.6%에 불과하다며 경영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의회의 관심도 단순한 예산문제를 넘어서 구조적·제도적 문제로 확대돼 나가야 할 것이다.

문예회관이 자율성과 기획력을 갖고 독자적인 운영을 통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법인화도 검토해야 한다. 서울과 경기지역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재단법인이 됐다. 부산문화회관도 2018년 법인으로 변경, 시민회관까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울산도 울산문화재단과 문예회관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등 울산에 맞는 법인화방안을 연구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