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달동 주상복합 화재 큰 불길 잡혀…53명 구조 완료

2020-10-09     차형석 기자

울산 도심의 3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한때 외벽 단열재를 타고 번진 불길로 건물 거의 전체가 불꽃에 휩싸였고, 강풍으로 인근 대형마트 옥상에 까지 불길이 옮겨붙을 정도로 화재가 컸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8일 오후 11시14분께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에서 불이 났다. 12층 에어컨 실외기에서 시작된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33층 건물 전체로 삽시간에 번졌다.

특히 화재가 난 건물 대로변 맞은 편에 있는 대형마트 옥상에도 불길이 옮아붙어 진화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불길이 치솟자 주민 수백명이 대피했고, 70여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미처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옥상에 대피해 있던 40여명을 비롯해 53명을 구조했다. 다행히 9일 3시20분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는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인근 6개 소방관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 화재를 진압하면서 1시간30여분 만인 9일 0시40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그러나 강한 바람 때문에 9일 오전 3시20분 현재까지 완전 진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33층에는 불길이 계속 타고 있다. 

불이 나자 주민들이 한꺼번에 밖으로 나오면서 주상복합 건물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물을 적신 수건을 입에 대고 대피하기도 했고, 일부는 맨발로 집을 뛰쳐나오기도 했다. 또 가족들의 행방을 알지 못하는 일부 주민들은 불길이 치솟는 건물을 바라보며 흐느끼기도 했다.

주상복합건물 주변과 일대 도로는 화재로 깨진 유리창과 각종 건물 자재 파편 등이 나뒹굴면서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소방본부는 최초 건물 12층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2층 발코니 외벽을 타고 23층, 33층으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불이 난 건물은 지난 2009년에 준공된 지하 2층~지상 33층, 전체 면적 3만1210㎡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다. 127가구에 평소 38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식당 등 상가도 입주해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