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탈출속도

2020-10-21     경상일보

탈출 속도(脫出速度, escape velocity)는 물체의 운동 에너지가 중력 위치 에너지(중력)와 같아지는 속도를 의미한다. 대개는 중력장을 빠져나가는 속도로 이해한다. 즉, 인공위성이나 로켓이 지구 등 천체의 인력을 벗어나 탈출하기 위한 최소한도의 속도를 말하는 물리학 용어이다.

기업을 운영함에서도 이와 같은 중력이 있는 것 같다. 기업의 운동 에너지가 중력보다 작은 경우 그 기업은 순식간에 주저앉는다. 또한 운동 에너지가 중력보다 크다는 것만으론 추락을 면할 순 없다. 지속으로 날아갈 수 있도록 하는 추진체가 필요하다. 추진체가 없다면, 처음 힘차게 출발한 기업들이 성장하는가 싶다가도 추진력이 떨어지면서 다시금 포물선을 그리며 땅에 떨어지고 마는 것이다.

실패한 기업이 어떠한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운동 에너지가 작다는 이유로 중력에 끌려 발생하는 자연 현상이다. 기업은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는 기업 활동을 통해 운동 에너지를 증대시켜야 하며, 이를 통해 중력과 같아지는 상태까지 도달해야 한다. 소위 말하는 어느 정도 시스템이 잘 갖춰져서 대표이사가 없어도 돌아가는 회사가 된 상태를 말할 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원하고 그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를 바랄 것이다.

지구의 중력은 9.807m/s²으로 고정되어 있다. 하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중력은 시시때때로 변동하고 있다. 외부요인들과 내부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예상할 수 없는 상태로 돌변한다. 그래서 운동 에너지를 중력과 같이 맞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지속해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는 성장을 위한 운동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이 운동 에너지를 다른 말로 힘이라고 한다면 물리학에서 정의한 힘의 공식을 대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힘은 질량 x 속도(F = ma)라고 한다. 여기서 속도에 초점을 두고 싶다. 산업의 특성(질량)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IT 기업들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빠르게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과, 이를 통해서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여 가는 것이 필요하다.

새롭게 개발하려는 서비스가 아무리 멋진 UI(화면)나 첨단 기술, 그리고 편리한 기능을 대거 포함한다 하더라도 출시를 늦추거나 미루게 된다면 이미 그 자리엔 다른 서비스가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기업이 개발하고 싶은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신속하게 출시하고 고객들의 피드백을 통하여 완성도 있는 제품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필요한 것 같다.

급변화하는 이 세대에서는 무엇보다도 속도가 ‘실패하지 않는 기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양희종 ITNJ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