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경제성 악화 베트남 11-2광구 매각 추진

가스공급물량 미달시 페널티 발생 등
불리한 계약에 6900만달러 냈음에도
2029년까지 2억1200만달러 지불해야

2020-10-26     김창식
한국석유공사가 그동안 고수익 효자사업으로 불리던 베트남 11-2광구를 가스 생산량 감소로 인한 페널티 발생으로 경제성이 악화돼 매각을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석유공사는 베트남 11-2광구 사업은 지난 11년간 고수익을 올려 투자비 회수율이 105%인 성공적인 사업이었으나, 현재는 가스전이 노후화되고 생산량이 감소,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컨소시엄 참여업체간 공동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11-2 광구는 한국기술로 탐사부터 상업 생산까지 성공한 대표적인 사업으로 손꼽힌다. 75%의 지분을 확보한 한국컨소시엄에는 한국석유공사, LG상사, 대성산업,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종합상사, 삼환, 서울도시가스가 참여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25%는 베트남 국영석유사가 갖고 있다.

이같은 베트남 11-2광구의 조기매각 추진에는 가스판매계약 및 가스수송계약상 가스공급 물량 미달 시 페널티를 무는 등 불리한 조건계약이 주요 요인이다.

실제로 석유공사를 비롯한 한국 컨소시엄은 11-2광구 가스생산량 감소를 이유로 현재까지 6900만달러의 페널티를 지불한데다, 향후 2029년까지 총 2억1200만달러를 지불해야할 상황이다. 매각·파산·계속 진행의 갈림길에 놓인 한국컨소시엄 참여기업들은 2017년부터 매각방안을 모색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을 늦출수록 손해만 눈덩이처럼 커지고, 최악의 경우 파산시는 추가로 복구 비용 등 1억5800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석유공사측은 “베트남 11-2광구의 가스판매계약 및 가스수송계약상 가스공급 물량 미달 시 불이익이 규정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트남 현지 해상에서 동일한 가스수송관을 사용하는 광구에 공통으로 적용되고 있는 계약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이후 한-베 정부간 연례 회의체때마다 11-2광구 경제성 개선을 위한 가스가격 인상을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베트남 정부가 가스가격 인상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컨소시엄 참여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은 “참여 기업의 손해와 국민 혈세로 패널티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며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베트남 정부와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추가적인 국부 유출과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