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2020년부터 미술관 소장품 구입에 기금 사용

2021년 개관 울산시립미술관, 소장품 구입절차 착착

2019-10-27     홍영진 기자

박물관·미술관 기금 심의위
50억 신규 투입 126억 확정
박물관 유물 구입비로 쓰다
전문미술관 등록 위해 운용
내년 심의·선정위 구성 예정

2021년 개관하는 울산시립미술관은 어떤 작품을 첫번째 소장품으로 등록할까. 울산시가 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소장품 구입을 위한 첫 발을 뗐다.

울산시는 지난 26일 울산광역시 박물관 및 미술관 기금 심의위원회를 열어 미술관 소장품 구매를 위한 기금 조성 규모를 확정했다.

시는 이날 결정에 따라 기존의 기금 76억원에 50억원의 신규 예산을 더 투입, 내년까지 총 126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박물관 및 미술관 기금은 지난 2017년 수립된 ‘울산시 박물관 및 미술관 기금 조례’를 기반으로 한다. 이 기금은 울산지역 박물관의 유물이나 미술관의 작품을 구입하는 재원으로만 사용된다. 지난 3년 간 시 출연금으로 76억원이 조성됐으며 그 중 일부는 주로 박물관의 유물 구입비로 지출됐다. 하지만 울산시립미술관 개관이 2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내년부터는 미술관 소장품 구입에도 관련 기금이 사용된다. 전문미술관으로 등록되려면 반드시 100점의 소장품을 갖춰야만 한다. ‘소장품’은 미술관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그래서 새로 개관하는 미술관의 첫 소장품 목록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이 포함되는지 국내외 미술계는 물론 미술관 건립을 추진해 온 행정이나 이를 지켜봐 온 시민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다.

다만, 이날(26일) 심의위원회는 기금 사용처가 늘어날 것에 대비 해 기금 규모를 늘려야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에 따라 지난 3년 간 해마다 10억~30억여 원에 머물던 시 출연금 규모를 내년에는 5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자고 결정한 단계일 뿐이다.

추천 대상, 심의 절차, 선정 방식 등 울산시립미술관 첫 소장품의 구매 방법은 내년 이후 과제로 넘겨 진 상황이다. 이는 박물관 및 미술관 기금 심의위원회와는 별도로 내년 상반기 새롭게 구성 될 가칭 ‘울산시립미술관 소장품 심의(추천)위원회’와 ‘울산시립미술관 소장품 선정(구입)위원회’ 등을 통해 확정된다.

울산시는 아직 세부적인 방안까지 세우지는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나, 국내 공립미술관 가운데 가장 최근에 개관(2018년 6월)한 부산현대미술관의 사례를 살펴보면 비교적 상세하게 그 과정을 유추할 수 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개관을 앞두고 첫 소장품 구입을 위해 총 3회의 ‘추천위원회’ 회의를, 마지막으로 1회의 ‘구입위원회’ 회의를 거쳤다. 개관 전 2017년 한 해에만 9억원을 들여 72점(작가 60명)의 소장품을 구매했다. 위원 구성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지역작가를 가급적 배제하고 교수·평론가·언론인·기관장 등 전문가 위주로 진행된다. 남녀 성비와 연고지도 안배했다. 소장품 후보군의 다양화를 위해 ‘온라인 접수’를 시도하기도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 7월 미술관 건립사업이 본격 첫 삽을 뜬 이후 소장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울산 첫 공립미술관 개관의 기대감에 부응하고, 수준높은 소장품을 공정한 과정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옛 울산중부도서관(옛 북정공원) 일원에서 건립공사가 진행 중인 울산시립미술관은 오는 2021년 8월 개장한 뒤 4개월 간 임시운영기간을 거쳐 같은 해 12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