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비 103억이나 보탰는데…사용료 인상이 웬말”

온산문화체육센터 군민 할인 없애고 이용·대관료 인상 추진
온산주민들 반발 간담회 열고 감면 요구키로…현수막도 게시
군시설관리공단 “적자 누적 경영평가 악영향…인상 폭 유연”

2019-10-27     이춘봉
울산 울주군시설관리공단이 관내 체육센터 2곳에 대한 이용료 인상을 추진하면서 해당 시설 건립에 100억여원의 거액을 내놓은 울주군 온산 주민들까지 대상에 포함시키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7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군시설관리공단은 온산문화체육센터와 범서읍 구영리 울주군국민체육센터 2곳을 대상으로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각 시설 홈페이지에는 내년 1월1일부터 현재 시행 중인 전 강좌 군민 20% 할인을 삭제한다는 내용이 게시돼 있다. 헬스 지도강사 배치를 명목으로 요금을 2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인상하고 실내체육관 대관료를 5000원 인상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단이 요금을 인상하려는 이유는 적자 누적이 공기업 경영평가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체육센터를 운영하며 약 9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지난 2017년 라등급, 지난해 다등급 등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온산 주민들은 요금 인상이 애초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온산체육문화센터 건립 당시 온산 주민들은 한국석유공사 석유비축기지 건설사업 관련 보상금으로 받은 버력 210만㎥를 판매한 자금 중 일부인 103억원을 지역 주민 감면 조건으로 센터 건립비에 보탰다. 센터 건립비는 229억원으로 주민 기부액은 총 건립비의 45%에 달했다. 군 내 문화체육시설 건립에 주민 기부금이 투입된 곳은 온산문화체육센터가 유일하다.

온산 주민들은 온산문화체육센터 건립 당시 관련 조례를 개정하며 지역 주민 할인 20%를 명문화한 뒤 2016년 문을 연 울주군국민체육센터 이용자들에게도 조례를 적용해 같은 혜택을 주는 등 공단의 방만 운영과 부실 경영으로 발생한 문제를 주민에게 떠넘긴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온산 주요 지점에 ‘거꾸로 가는 복지요금 인상 웬말이냐’ ‘공단은 온산 주민의 피같은 돈을 즉시 돌려달라’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또 지난 25일 주민 간담회를 열고 온산문화체육센터 관리 조례 신설을 통한 지역 주민 이용료 50% 감면을 요구하기로 했다.

울주군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현재 진행 상황은 의견수렴 단계로,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감안해 인상 폭을 유연하게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