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칼럼]울산, 신기술과 지식이 흘러야 미래 희망이 있다

2020-11-02     경상일보

지난 6월 지역 기술 중소기업들이 협력하여 개발한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울산 ‘이예로’ 도로 위를 달렸다. 전국 각지에서 자율차를 테스트하고 있지만 실제 주행상황에서 처음으로 테스트 한 것으로 의미가 매우 크다. 이렇게 울산에서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자율 셔틀버스는 몇년내 세종시에 전달되어 국내 최초로 상용화 될 것이다.

또한, 울산형 초소형 전기차 모델이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술력있는 중소기업이 차량설계, 부품생산, 디자인까지 모두 국산화한 제품이다. 조만간 울산대공원 등에서 실증사업을 진행할 예정이고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지역으로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의 주력산업이 정체되고 쇠퇴함에 따라 대기업과 하청생산체제로는 더 이상 성장과 고용 창출이 불가능해 지고 있다. 이제는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을 내다보는 신기술 또는 신제품 개발만이 울산 산업이 가야할 길이다.

최근 울산 산업계에서도 신기술 개발이 강조되고 있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기술개발 투자는 전국 평균에 비해 아직 미흡하지만 중소기업의 연구소 설립은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 업계에서도 과거와 같은 경영방식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하고 기술개발에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과거 소수 대기업에 의존한 산업정책에서 지역내 대학·출연연구소와 중소기업들과의 공동기술개발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미래기술로 유망한 수소, 이차전지, 그래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남구 두왕동 울산테크노산단 일원은 ‘울산 수소그린 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었다. 특구지역에는 전국 각지에서 12개의 수소기업이 유치되어 기술개발과 실증을 진행 중이다. 수소선박, 수소지게차 등 울산 수소산업도시를 이끌 기술개발 결과물이 여기서 탄생할 것이다. 울주군 반천산업단지와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일원은 최근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되었다. 앞으로 제2의 반도체라 불리는 이차전지 산업에 특화하여 많은 기술창업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중소기업이 협력하여 보다 많은 기술이 이전되고 사업화될 것이다. 그리고 다운동에 위치한 울산테크노파크(UTP)에는 꿈의 신소재인 그래핀기업들이 기술개발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향후 국내 최대 산업집적지로 발전할 것이다.

이제는 지식과 기술이 있어야 첨단산업이 위치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미국 실리콘밸리, 국내 판교밸리는 그렇게 형성된 대표적인 지식 및 기술 산업단지이다. 이 지역의 공통점은 우수한 공대를 중심으로 고급 엔지니어를 양성하여 기술인력이 풍부하고 이를 토대로 많은 기술창업이 이루어지고 각지로부터 기술기업을 유치하여 집적화한 것이다. 기술개발중심의 산업생태계가 형성되어 새로운 기술을 선도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과 수직 계열화되어 기술력과 개방성이 부족한 산업생태계에서는 발전가능성이 없다. 울산은 하루빨리 일부 대기업과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기술 중소기업과 연구개발 중심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대학과 중소기업이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산학협력이 상시화되어야 한다. 아울러 각지로부터 우수한 엔지니어와 기술기업을 유치하는 노력을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 핵심 기술인재들이 울산으로 모일 때 다시 한 번 산업도시로서의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차동형 울산테크노파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