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 반드시 필요하다
2020-11-04 정명숙 기자
1990년에 지은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이전논의가 시작된 것만 해도 벌써 10년째다. 장소가 협소하고 시설이 낡았기 때문이다. 2009년, 2016년, 2019년에 걸쳐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불안감이 높다. 하나같이 현대화사업을 희망하면서도 도매시장 상인들의 중 일부가 이전보다 재건축을 고집하는 바람에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해 2015년 정부 공모 심의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이때에 비하면 이번에는 이전 준비가 거의 완벽하다. 구성원들의 합의는 물론이고 이전부지와 미래 지향적 사업계획까지 수립돼 있다.
거점형, 산지형, 위성형, 소비지형 등으로 나누어지는 정부의 방침 중 소비지형도매시장을 추구하는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은 유통거점형 복합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업 관련 시설을 이전 배치한 농촌융복합산업지원센터, 도매시장과 연계한 오픈마켓형 농수산물특화거리, 전국 최대규모 로컬푸드 전용 쇼핑가공센터 등이 계획돼 있다. 지리적으로 울산시내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외곽도로와 연결성이 좋아 밀양과 양산 등지의 수요도 끌어들일 수 있다. 도심 한가운데인 남구 삼산동에 자리하고 있던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비해 일반시민들과의 친숙함은 훨씬 떨어지겠으나 울산지역의 낙후된 유통산업의 활성화에는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까운 거리에 ‘도시·농촌복합 행복타운’인 율현지구 도시개발사업이 계획돼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번 공모전에는 울산 외에도 부산, 인천, 광주 등이 참여한다.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이므로 직접 경쟁을 하진 않더라도 70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해야 한다는 쉽지 않은 심의가 남아 있다. 현장실사와 발표 등에서 소비지형도매시장에 걸맞은 특징을 드러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전 예정지 주변이 주거지와 너무 동떨어져 있는 듯해서 자칫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