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신 못 차리는 기초의원들, 시민세금이 공돈으로 보이나
2020-11-04 이재명 기자
지금 울산은 경제가 흔들리고 인구가 빠져나가는 등 도시 자체가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특히 남구는 구청장이 장기 공석인 상태여서 예산 집행이나 프로젝트 수립 등에 신중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여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안돼 길거리에 나앉을 판이다.
이 판국에 남구의회는 의정홍보를 위해 신규 공무원을 채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남구의회는 45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제231회 임시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12월 중에 공고를 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사진·영상 촬영은 이미 2명의 주무관이 업무분장을 통해 잘 하고 있는데 굳이 신규 공무원을 또 채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또 연설문 등은 의원 본인이 해야 함에도 신규 공무원의 담당업무로 규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기초의회의 홍보업무는 2명이면 충분하다. 집행부는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많은 홍보를 할 필요가 있지만 기초의회는 대부분 의원들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 의회에서는 의원들의 과도한 홍보로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남구의회 사무국은 의정활동 자료를 수집·연구하고 대외적으로 의정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의정자료를 수집·연구하는 전문적인 기능은 신규 공무원이 할 일이 아니다.
남구의회가 1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의원실 내 소파를 교체하는 것도 문제다. 야당 의원들은 “의원실은 의원들의 개인공간이자 구민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다. 구민의 세금으로 일부 의원들의 편리함을 위해 집기를 교체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멀쩡한 소파를 오래됐다는 이유로 바꾸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초의회는 주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주민들 위에 군림하는 상위 기관이 아니다. 물론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신규 공무원 채용과 집기 교체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재고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어려운 시기에 시민세금을 펑펑 쓴다면 울산이 어떻게 될지 불을 보듯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