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동해, 울산 바람이 수소를 만들다
바람으로 만든 수소는 피크때 발전
울산만의 그린·디지털 뉴딜로 연결
주력산업 지속 발전 신바람 일으켜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태평양의 북서쪽이고 대륙으로는 극동에 위치에 있다. 지금까지는 대륙을 중심으로 볼 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발전의 기회가 적었다고 하고 북쪽과의 교류가 없어 오히려 대륙의 섬이라고까지 말하는 사람이 있다.
아마 넓은 대륙의 영토에 대한 열망에서 오는 생각이 아닌가 한다. 학술적 조사는 해보지 않았지만 섬나라 사람이 바다에 포위당한 듯한 속박적인 감정의 표출일 수도 있겠다는 추측도 해본다. 그렇지만 지구본을 보면 바다가 없는 몽골,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많은 내륙 국가들은 바다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이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마음보다 훨씬 크리라 생각된다.
지구의 7할이 바다이기에 앞으로 해양개발과 해양자원에 더욱 집중하는 이유는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 이동수단에 대한 방법도 육지에서는 차량과 철도, 항공기 등 다양하지만 바다에서의 이동은 선박으로만 가능하다. 대륙의 이동은 국경이 있어 절차가 까다로울 수 있지만 해양에서는 공해까지만 가면 비교적 자유로운 항해를 할 수 있다.
수산자원도 삼면이 바다이기에 다양한 어종이 많고, 더 많은 해안선을 가질 수 있어 장점이 될 수 있다. 대륙에는 지하자원이 많고 채굴하기도 쉽지만 해양에서도 대륙붕에서 채굴가능한 자원과 유정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바다에서의 에너지는 육지보다 많은데도 불구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더 많다. 대표적인 에너지가 조력과 파력, 풍력이다. 그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풍력인데 특히 해상풍력에 대한 관심은 화석연료의 사용제한과 신재생에너지의 요구에 따라 점점 부각되고 있다.
울산의 풍황은 국내에서 제주 다음으로 좋아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기준으로 최고 7등급 중 6등급(초속 7.8~8.6m)이고, 에너지 밀도는 5등급(500~600W/㎥)으로 사업에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울산에서 우선적으로 하고자 하는 부유식 해상풍력은 한국석유공사의 동해가스전을 중심으로 한 시범사업이다.
정부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20%까지 높이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목표 량 63.8GW 발전 중에 풍력은 17.7GW로, 재생에너지 중 28%를 차지한다.
그 중에 울산의 부유식 풍력은 6GW로, 풍력 중 약 34%다. 전체 재생에너지 중 약 9.5%로 어마어마한 발전을 감당하게 된다.
풍력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중 하나는 간헐성 발전이다. 그러나 변동성이 심한 발전을 계통에 다 물리는 것이 아니고 안정된 기저발전만 보낸다. 특히 바람 에너지로 만들어진 수소는 전력 피크 때 발전해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할 수도 있으며, 울산만의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로 연결할 수도 있다.
세계는 지구를 기후위기에서 구출하기 위해 탈탄소를 넘어 수소와 같은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과 신에너지 산업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제는 세계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앞다투어 RE100에 동참하고 있으며 점점 가속화되어 가고 있다.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유선전화에서 무선전화로, 폴더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되는 것만큼 빨리 바뀌고 있다. 이미 우리는 움직이는 도로 위에 올라 타 있어서 상대속도를 모르고 있을 뿐이다.
울산은 3대 주력산업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 다소비의 2차 산업군이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이제는 RE100 제품이 아니면 안 사가고, 동력 발생원이 전기나 수소가 아닌 제품은 팔 곳이 없다면 기존 산업의 고도화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친환경차가 지나가고 나서 손을 드는 것과 같다. 동해의 바람은 전기와 그린 수소를 만들고 그 전력과 물질은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갈 것이다. 동해와 울산의 바람이 울산 산업에 지속가능한 신바람을 일으킬 날을 기대한다.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장·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