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간월재 야영장, 환경훼손 없이 효율은 높게

2020-11-09     이재명 기자
영남알프스 간월재에 있는 간월재대피소가 백패킹 명소로 탈바꿈한다. 울주군은 예산 15억원을 들여 간월재대피소를 개축하기로 했다. 군은 이번에 건물을 개축하면서 데크 면적을 대폭 넓혀 백패킹족들이 야영을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건물이 완공되는 내년 6~7월께가 되면 백패킹족들은 편의시설이 갖춰진 야영장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감상하면서 합법적으로 야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 동안 간월재는 백패킹이 원천적으로 금지돼왔다. 그러나 매점을 지키는 직원들이 퇴근하고 나면 간월재 데크나 인근 수풀에서 공공연하게 백패킹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안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고, 환경훼손 우려도 컸다. 군이 이번에 대피소를 개축하기로 한 것은 등산객들이나 관광객 유인 측면에서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패킹은 야영에 필요한 장비를 등에 지고 떠나는 여행을 말한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백패킹 명소가 곳곳에 있다. 그렇지만 영남알프스 간월재만큼 하늘이 탁 트이고 별빛이 찬란한 곳은 별로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캠핑 인구는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중에는 백패킹족들도 포함된다. 이들은 계곡이나 강가, 산 등에서 야영을 하면서 자연을 즐기는 부류들이다.

간월산 아래에는 작천정별빛야영장과 등억알프스야영장이 이미 설치돼 있다. 코로나가 오기 전만 해도 야영장은 신청하기가 무섭게 예약됐다. 이 가운데 간월재 야영장이 공식적으로 합법화되면 야영객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매일 저녁 간월재에서 야영을 하기 위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명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단속과 감시가 필요하다. 한번 야영을 허용해주면 들어가면 안되는 억새밭으로까지 침범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백패킹족이 야영장에서 벗어나 텐트를 치지 않도록 철저하게 단속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을부터 봄까지는 마른 억새가 대평원을 이루는 곳인만큼 관리자가 상주하면서 산불을 감시해야 한다.

또 울주군이 개축하기로 간월재대피소는 지난 2009년 지은 낡은 건물이다. 건물이 낡아가면서 대피소는 모기와 파리의 온상으로 변했다. 뿐만 아니라 산상 음악회인 울주오디세이가 열릴 때마다 여자 화장실이 모자라 간이 화장실을 갖다 놓는 등 법석을 떨기도 했다.

마침 울주군이 대피소 인근에서 지하수를 발견해 물을 확보하게 됐다니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재래식 화장실이 수세식으로 개선되면 울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깨끗한 이미지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