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각화 보전책 뒷전…홍보용 포토존 전락”

■시의회 행자위 문체국 행감

2020-11-12     이왕수 기자

고호근 시의원 울산시 비판
“宋시장 별다른 성과도 못내”
“20년 동안 계속 용역만 진행”
이미영 의원 질타 대책 촉구


사연댐 건설 이후 50년 넘게 수맥질을 반복하고 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 문제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 이어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핵심 이슈가 됐다.

용역을 수없이 진행하고 정부와 각종 협의에 나서면서도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대해 여야 의원들은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12일 문화체육관광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도 행감에서 반구대 암각화가 정부인사들의 언론 홍보용 포토존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호근 의원은 “그동안 수많은 정부 인사들이 반구대암각화를 방문하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행되지 않았고, 이들이 암각화를 홍보를 위한 포토존으로 활용하고 있는데도 울산시는 들러리만 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특히 “송철호 시장은 취임 당시 반구대암각화 보전과 물 문제를 금방이라도 해결할 것처럼 공언해 시민들도 큰 기대를 가졌지만 취임 2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성과도 못내고 있다”며 “실제로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해당 기초단체장과 주민들의 의견에는 안중에도 없다”고 질타했다.

이미영 의원은 “2000년부터 올해까지 반구대 암각화 보전과 관련한 용역 등을 위해 2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간으로 보면 매년 10억원 이상을 투입한 셈”이라며 “어떻게 20년 동안 계속 용역만 하고 있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결과적으로 암각화가 세금 먹는 하마가 됐는데, 이번에 진행하는 용역에선 분명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세영 의원은 “울산시는 사연댐 여수로 수문설치 타당성 검토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반면 이상헌 국회의원은 사연댐의 취수탑을 대곡댐으로 이전하자고 했고, 문화재청장도 이 의원의 서면질의 답변을 통해 이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암각화 보전방안이 엇박자로 비쳐지는 상황에서 울산시는 정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운찬 의원은 “물문제와 관계 없이 문체국에선 앞으로 암각화 주변 지역을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문화적 가치를 높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