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책상 점거한 ‘민주 홍보용 팻말’
시의회 행자·교육위 행감장
‘민주당 아동학대 근절 팻말’
국민의힘 의원들 강력 항의
감사 40분간 지연 겪다 철거
산건위 팻말 둔채 행감 진행
윤정록 국민의힘 원내대표
질의시간때 팻말 함께 생중계
민주당 의원으로 비춰지기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울산시의원단이 2020년도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되는 회의실 책상에 자당의 당론과 당명이 적힌 홍보용 팻말을 놔둔데 대해 국민의힘이 반발하며 행감이 지연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특히 팻말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회의에 임했던 국민의힘 소속 원내대표는 생중계 화면에 자신의 질의 모습과 함께 민주당이 적혀진 팻말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비춰지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울산시의회 제2차 정례회 기간인 17일 행정자치위원회의 서울본부 행감을 앞두고 여야간 다툼이 발생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고호근 의원이 의원들의 책상에 놓여진 팻말을 발견하면서부터다. 팻말에는 ‘아동학대 NO, 꽃으로 대해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하단부에는 ‘더불어민주당’이 표기돼 있었다.
고 의원은 “집행부가 추진한 각종 정책, 사업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감시하는 행정사무감사장에 민주당을 홍보하는 팻말이 여야 협의 없이 설치된건 이치에 맞지 않다”며 강력 항의했다. 당초 10시 시작될 예정이었던 이날 행자위 행감은 약 40분이 지나서야 팻말을 치우는 것으로 협의하고 감사가 시작했다. 교육청 행감을 앞두고 있던 교육위 회의실에서도 국민의힘 소속 김종섭 의원이 항의하며 대립하다 약 40분이 지난 뒤에 팻말을 치우고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산업건설위원회에선 국민의힘 시의원단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윤정록 의원이 팻말 내용을 제대로 보지 않은채 회의가 진행되며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이날 윤 원내대표 옆 자리인 민주당 소속 김성록 의원의 책상에 팻말이 놓여져 있었지만 팻말의 약 4분의1 가량이 윤 의원 자리로 넘어와 있었다.
특히 윤 원내대표가 울산경제진흥원을 대상으로 질의하는 모습이 실시간 생중계되는 과정에서 윤 의원의 모습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적혀 있는 팻말도 그대로 노출됐다.
윤 의원이 국민의힘 울산시의원단 원내대표를 맡고 있지만 그의 당적을 모르는 시청자들의 눈에는 민주당 소속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논란이 이어지면서 산건위 책상에 놓여진 팻말도 치워졌다
국민의힘 시의원단 관계자는 “아동학대를 근절하자는 취지로 팻말을 만든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행감장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민주당 이름이 아닌 시의회 명의로 팻말을 만들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민주당 시의원단이 여야 협치를 강조하며 원내대표 체제까지 도입해놓고도 아무런 협의 없이 자당 이익을 우선시하며 여야간 갈등의 골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단 관계자는 “지역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에서 만든 것이지 여야 갈등을 야기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야당의 항의에 따라 각 상임위별 팻말을 치웠다”고 해명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