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생각하는 리더

2020-11-18     경상일보

사람은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동물로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과 동물의 본질적인 차이를 ‘생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동물도 사실 생각을 하고 움직인다. 동물의 왕국을 보면 사자가 사냥할 때 마구잡이로 먹잇감에 달려들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대로 행동하거나 굶주렸다는 이유로 아무것이나 노리지 않는다. 사냥감을 생각하여 선택하고 사냥감을 찾은 후에도 사냥하는 모든 과정에 무리가 각자 맡은 역할 속에서 생각하며 사냥하는 것을 본다. 그럼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차이의 ‘생각’은 무엇일까?

오늘날 흔히 ‘생각 없는 사람’ 또는 ‘개념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 좀 하고 살아라.”라는 말을 들어보거나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정말 생각이 없는 좀비 상태였을까? 아니면 여기서 말하는 생각은 반드시 해야 할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을 말하는 것일까?

사자가 사냥을 할 때도 생각을 하였고, 생각 없다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뉴스나 SNS상의 언론들을 대할 때 그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생각해보지 않고 자신이 듣고 싶은 대로, 원하는 대로, 편견대로 받아들이고 생각한다면 이것을 보고 ‘생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경영자나 근로자나 쳇바퀴처럼 똑같은 일들을 반복하면서 일과가 끝날 즈음, 나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대부분 우리가 하는 생각은 근심과 걱정, 우울과 불안 등 쓸데없는 생각들로 가득하다.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제거하고 나면 과연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인간은 몇몇이 있을까?

경영자로서 하루 동안 수많은 일 처리를 하고 회의를 진행하고 의사결정을 하지만 정작 ‘해야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러한 일상적인 생각으로 정작 더 중요한 것들에 대하여 생각할 여유가 없거나 생각할 기회를 놓치며 살아간다. 어쩌면 생각하는 일이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생각하길 꺼리며 그저 바쁜 일상적인 일에 나를 밀어 넣은 것은 아닌지. 그리곤 스스로 게으르지 않았고 하루를 낭비하지 않았다며 자신을 속이는 ‘생각 없는 사람’으로 살아온 것을 반성한다.

누구보다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위치에서 생각하지 않은 나는 그저 동물의 왕이었을지 모른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정작 ‘생각하는 인간’이 되고 싶다.

양희종 ITNJ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