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청주, 1·4층 수장고 전면개편

조각품·드로잉 소장품전 마련
온라인미술관서 VR 관람 가능

2020-12-01     홍영진 기자
울산에서 청주까지 가는 길은 녹록지않다. 거리가 더 먼 서울은 고속열차 혹은 비행기로도 갈 수 있지만, 청주는 자동차로 가는 것이 그나마 제일 낫다. 안전하고 여유롭게 가려면 4시간은 족히 잡아야 한다.

이같은 수고를 마다하고 울산지역 미술애호가들이 청주까지 가는 이유는 그 곳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있기 때문이다. 정식명칭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오래 전 문닫은 담배공장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곳으로, 2년 전 개관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넘쳐나는 작품을 이관하여 보관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이 콘셉트다. 그래선지 전시장의 공간 구성이 독특하다. 입장객은 기존의 새하얀 화이트큐브 갤러리를 둘러보는 게 아니라, 창고 같은(그나마 잘 정돈된) 수장고를 거닐며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개관 이후 약 2년간 유지하던 1층 개방 수장고와 4층 특별 수장고를 이번에 전면 개편했다.

1층 개방 수장고는 그간 국립현대미술관의 조각, 공예 소장품 약 170여 점을 보존, 보관, 대중에 공개하며 새로운 ‘수장형 전시’로 주목받았으나 이번에 전면적으로 재배치됐다.

조각품은 ‘1950-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이후’로 분류하고, 다시 ‘돌’‘나무’‘금속’‘기타·복합재료’로 2차 분류했다.

4층 특별 수장고는 국립현대미술관이 1971년부터 소장해 온 드로잉 소장품 전작인 800여 점을 재구성 해 ‘국립현대미술관 드로잉 소장품’전으로 보여준다. 변월룡, 변관식, 윤형근, 전국광, 윤동천, 백남준, 이건용 등 드로잉 개념의 과거와 미래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서양화가 김영주, 조각가 문신이 기증한 드로잉 소장품 150여 점, 유영국의 ‘산’, 박수근의 ‘소달구지 등도 디지털화 해 소개한다.

3층 미술은행 개방 수장고에서는 다양한 현대미술 작가들의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소장품전이 오는 22일까지 이어진다.

또 소장품 중 동물과 식물 소재의 15점을 증강현실(AR)로 구현한 ‘MMCA미술원(園)’이 청주관 야외에 새롭게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마치 가상의 동물원·식물원 게임처럼 야외 잔디광장을 돌며 휴대폰과 태블릿을 이용하여 숨겨진 3차원 증강현실 소장품을 보물찾기 하듯 찾아볼 수 있다.

이 모든 공간은 온라인미술관(http://www.mmca.go.kr)에서 3차원 실감영상(VR)으로 미리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43·261·1400.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