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의 도시림면적률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지만

2020-12-02     정명숙 기자
우리 국민의 91.1%(4724만명)는 도시에 산다. 반면 도시면적은 전국토의 26.0%에 불과하다. 비좁은 도시에 몰려 살다보니 대기질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기후온난화에 미세먼지까지 등장했다. 삶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도시숲이 정주여건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2년 주기로 도시림 현황 조사를 하고 있는 산림청이 지난달 말 2019년 말 기준으로 작성된 도시림 현황 통계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울산의 도시림(都市林)이 전국 2위로 나타났다. 무성하다는 뜻을 가진 울(蔚)자와 산(山)을 더한 울산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결과다.

울산의 도시림 면적률은 3만6335㏊로 59.14%다. 17개 시도 중에서는 강원도 다음으로 높고 전국 평균 46.44%보다 12.7%p 높다. 도시림 면적률은 도시 지역 면적 대비 도시림 면적을 의미한다. 도시 속에 나무가 많다는 말이다. 울산시민 중 도시인구는 109만4000명인데 1인당 도시림 면적은 332.26㎡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도시림 면적은 256.62㎡이다. 도시림은 한 도시 안에 도시의 기능이 원활히 발휘되도록 환경을 보전하는 삼림. 공원, 고궁, 제방, 정원, 가로수 따위의 삼림 상태로 있는 것들을 통틀어 이른다. 결과적으로 울산이 전국 평균보다 많은 도시림을 갖게 된 것은 산림의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생활권 도시림이다. 1인당 생활권도시림의 면적도 19.12㎡로 2017년보다 7%가 증가했다. 2017년에 이어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 2027년 1인당생활권도시림의 목표치인 15㎡도 이미 넘어섰다. 하지만 도시림 전체 면적과 비교하면 생활권도시림의 비율은 5.75%에 불과하다. 울산지역 도시림의 94% 가량이 산림과 휴양림, 도시자연공원, 주제공원, 저수지 등 도시민의 생활권 밖에 있는 비생활권도시림이다. 사실 울산의 도시림면적률이 전국에서 상위 수준이라고 하면 의아해하는 시민들이 많을 것이다. 도시림 비율이 높다면 공기가 좋아야 할텐데 오히려 미세먼지 발생률은 전국에서도 최고 수준이고 미세먼지 속에서는 다량의 독성물질이 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 속에 숲이 많다는 것을 체감하기가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울산시는 “도시 숲과 가로수 등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생활권 내 녹지를 확대한 결과” 도시림면적률이 높아졌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체감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공단 인근 완충녹지를 주택지 등으로 전환하는가하면 도심 속 공원이나 다름없는 태화강변 자연녹지도 서슴지 않고 아파트로 개발하는 현실 속에서 도시림면적률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통계가 뭐 그리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