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2022편 부문별 예비심사…236편 본심으로
취업·저출산 등 어두운 사회현상 반영 많아
소설
신종코로나 이야기 많아
개성있는 작품 드물기도
시
대상 낯설게 보는 작품들과
문장에 정성 들인 작품 눈길
시조
형식서 벗어난 작품은 탈락
현대감각 담긴 정형시 선택
동화
단순한 에피소드 나열 배제
신선한 소재 갖춘 작품 본심
동시
기본 탄탄한 작품 많아 박수
유치·말장난 섞인 시 아쉬워
희곡
불투명한 시대상 주로 다뤄
시대·인간에 대한 고찰 중점
2021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총 644명이 2022편을 응모했다. 그 가운데 93명의 236편이 최종 당선작을 가리는 본심에 올려진다. 본사는 이달 중 엄정한 본심을 거쳐 부문별 최종 당선작을 확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이 문청들의 창작열 마저 꺾은 것 같다. 3200여 편을 웃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접수작이 대폭 줄었다.
지난 5일 본사 회의실에서 열린 예비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그래도 ‘습작생의 간절함’은 여전했다며 ‘전망이 불투명한 시대에 글을 쓰는 것’에 응원의 박수를 잊지 않았다.
부문별 접수작은 시 915편(222명), 시조 268점(71명), 소설 75편(73명), 동화 68편(64명), 동시 656편(175명), 희곡 40편(39명)이다. 이 중 시 75편(20명), 시조 52편(15명), 소설 16편(16명), 동화 12편(12명), 동시 71편(20명), 희곡 10편(10명)이 예심을 통과했다. 부문별 예비 심사위원들의 평을 정리한다.
◇소설(강이라·고요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취업, 이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뒤를 따랐다. 울산과 포항, 경주에 관한 이야기도 눈에 띄었다. 전문적인 산악소설도 인상적이었다. 뜨거운 열기는 느껴졌으나 응모작의 수준은 차이가 있었다. 강한 개성을 보여주는 작품이 드물었다. 새로운 상상력과 언어를 보여주기 보다는 익숙한 패턴의 작품도 보여 아쉬웠다. 현실을 들여다보는 작품이 많았음에도 그에 대한 사유는 깊지 않았다.
◇시(이은규·김성규)
응모작들이 형상화의 측면에서 성공했는가 하는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개성과 독창적 상상력을 기대하며 심사했고 예심을 통과한 여러명은 이를 충족시켜줬다. 한두편이 뛰어났으나 나머지 시들이 고르지 않아 탈락한 경우가 있어 전체적인 수준이 고르고 뛰어난 작품이 예심을 통과했다. 대상을 낯설게 보는 작품들, 문장 하나 하나에 정성을 들인 작품이 있어 반가웠으며 시가 언어미학이며 동시에 자신의 간절함이 투영된 작품이 많았으면 좋겠다.
◇시조(심석정)
제일 먼저 손에서 내려놓은 작품은 시조 형식에서 많이 벗어난 작품이다. 시조는 먼 미래에도 길이 지켜가야 할 전통적인 정형을 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구와 장의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작품을 배제했다.
참신한 생각을 현대적 감각에 얹은 정형시를 살펴서 15편을 가려 뽑았다. 시조의 형식 안에서 자유로운 정신과 꿈을 담은 응모작품들에 파이팅을 보낸다.
◇동화(고수산나·한은희)
총 64편 중 12편을 골라 본심에 올렸다. 단순 에피소드 나열을 단편동화로 착각해서 기승전결의 구성 없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치밀함과 완성도가 부족한 편이었다. 신인에게 요구되는 스토리를 끌어가는 힘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응모한 작품 중에서 신선한 소재와 동화적 요소를 갖춘 작품에 점수를 더 주었다.
◇동시(곽해룡)
600편이 넘는 작품을 꼼꼼히 읽었다. 기본기가 탄탄한 작품이 많아 본심에 올릴 작품을 고르는데 고심했다. 많은 분들이 오랜 습작을 거쳐 응모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시적 상상이 아니라 상식에 기대어 쓴 작품, 사유가 지나치게 유치한 작품, 단순한 말장난에 그친 작품, 산문시를 표방하였으나 시가 되지 못하고 산문에 머문 작품, 교훈이 날 것으로 드러난 작품들이 꽤 있어서 아쉬웠다.
◇희곡(최준호)
취업, 저출산, 자살 등 전망없는 사회에 대한 반영이 많아 심사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신종코로나 사태에 대한 이야기는 적고 참신한 소재가 많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심사의 기준(드라마·영화에서 보기 힘든 연극적 구성과 함축성이 있는가, 극·캐릭터 자체가 연극적으로 매력적이고 재미있는가, 시대와 인간에 대한 고찰이 있는가)을 중점으로 보았다. 읽으면서 웃음이 났던 좋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희곡작법이 심히 미달해 예심에서 제외한 작품도 몇개 있어 안타깝다. 39편 중 10편을 선정했다. 본심에서 떨어지더라도 잘 다듬으면 빛이 날 작품이라 믿는다. 이런 시기에 시대와 인간에 대한 질문을 무대에서 구현하는 배경인 희곡을 쓴다는 것에 감사드린다. 정리=홍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