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의 고장’ 울산서 학 이야기 공연 잇따라

2020-12-08     석현주 기자

극단 푸른가시 창작극
‘쌍학은 금신상을 물고’
12일 중구문화의전당
김영미무용단 창작무용
‘발칙한 두루미의 상상’
18일부터 유튜브 공개


울산은 학성, 옛부터 ‘학의 고을’이라 불렸다. 1930년 초까지도 울산에서 학이 발견됐다는 기록이 있지만 공업화로 서식지인 습지가 사라지면서 학도 떠나게 됐다. 지금은 시베리아와 중국 등에서 서식하다 한국엔 10월 하순부터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 등으로 백여마리가 날아들 뿐이다. 하지만 울산지역 예술단체는 꾸준히 학(두루미)을 주제로 한 창작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연말도 마찬가지. 울산의 학 이야기를 연극과 춤으로 보여주는 공연무대를 소개한다.

극단 푸른가시는 창작극 ‘쌍학은 금신상을 물고’(연출·작 전우수)를 12일 오후 7시30분 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에서 선보인다. ‘불매야 불매야’ ‘간절곶’ ‘말할 수 없었습니다’ ‘증곡 천재동’ 등 향토색 짙은 연극으로 관객과 만나는 푸른가시의 121번째 공연이다.

‘쌍학은 금신상을 물고’는 울산의 ‘계변천신설화(戒邊天神說話)’를 모티브로 한다. 지난해 공연장 상주단체 초연 창작 공연을 일부 보강해 다시 무대에 올린다.

계변천신설화는 <경상도지리지>(1425년)에 수록된 것으로 울산의 옛 명칭인 학성의 지명연기설화다. ‘신라 효공왕 5년(서기 901년)에 계변천신이 금신상(부처상)을 입에 문 쌍학을 타고 신두산에 내려 앉아 백성들이 병 없이 부자로 오래 살도록 축원’했다는 내용이다.

연극은 극중극 형태로 붓돌과 미령이라는 선남선녀의 설화 속 슬픈 사랑이야기와 조류학자인 인성과 그 후배 경민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더이상 볼 수 없게 된 울산의 학(두루미), 해마다 다시 울산을 찾아오는 ‘떼까마귀’와 백로 등 울산의 생태환경 아이콘이 되어버린 철새들의 가치와 의미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김영미무용단은 18일부터 유튜브(채널 김영미무용단)를 통해 한국창작무용 ‘발칙한 두루미의 상상’을 공개한다.

작품은 천연기념물 제202호 두루미를 소재로 환경 보호를 강조한다. 작품의 주요 줄거리는 지구의 오염으로 암두루미를 잃고 슬픔에 잠긴 숫두루미가 모든 새가 거미줄 속으로 사라지는 발칙한 상상을 한다는 내용이다. 플라스틱 통속으로 사라지는 새들, 천적 거미에게 잡아먹히는 새들 등의 묘사로 관객에게 지구를 지키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다.

프로그램은 프롤로그 ‘죽음과 탄생’, 1장 ‘혼의 사랑’, 2장 ‘발칙한 두루미의 상상­빨간약 선택’, 2장 ‘사부작 사부작 지구수비대 출동’, 에필로그 ‘지구가 달라졌어요’로 구성된다.

2인무부터 전체군무까지 각종 학춤과 함께 소리꾼 도창, 창작 판소리 등이 어우러질 예정이다. 또 전체 출연자가 무대로 나오는 커튼콜에서는 소리꾼이 작품에 대한 교육적인 이야기도 들려준다.

온라인 공연 공개에 앞서 영상 촬영은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진행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