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한 로봇수술로 맞춤형 부인암 치료
대표적인 부인암 치료법
난소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은 여성에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인암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개복 또는 복강경 수술을 통해 이들 암을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로봇수술 발달로 선택의 폭이 매우 넓어졌다. 이상훈 울산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함께 대표적인 부인암들의 치료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신체 노화 같은 난소암 발견 늦어
일찍 발견땐 전이 없어 생존율 높아
자궁경부암, 검진과 백신으로 예방
임신여부에 자궁내막암 치료법 결정
최근 정밀한 로봇 수술법도 보편화
흉터 적고 일상 복귀도 빨라 선호
◇무증상으로 조기 발견 어려운 난소암
난소암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며 초기는 무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복강내 전이로 인한 복부 팽만감을 동반한 증상이 나타나 진단되는 경우는 대부분 3, 4기다.
이상훈 울산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실제 난소암이 복강내에 전이돼 3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49.9%, 4기는 9.3%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의 5년 생존율은 대략 3기 36%, 4기 17% 정도 된다”고 했다.
난소암의 주요 증상은 복통, 복부팽만, 소화불량, 질 출혈 등인데 환자 대부분이 단순한 소화기 불편감이나 노화로 인한 신체 변화로 여겨 뒤늦게 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다른 여성암에 비해 생존율이 낮지만 일찍 발견해 암이 난소에만 머물러 있는 1, 2기일 경우 5년 생존율이 1기 89%, 2기 70% 등으로 비교적 좋은 결과를 보인다. 이런 초기 난소암은 수술 후 조직학적 결과를 토대로 항암치료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가임기여성, 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 주의
국내에서는 자궁경부암으로 인해 매년 5만명 이상이 진료를 받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Human papillomavirus) 변이에 의해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여성의 질과 자궁 입구의 상피세포에 발생한다.
자궁경부암은 백신 접종과 정기검진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또 국가에서는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 도 실시하고 있다.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 및 생활 변화로 인해 젊은 여성 사이에 자궁내막암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자궁내막암의 경우 1기 5년 생존율이 89% 이상으로 높은 생존율을 보인다.
다만 젊은 가임기 여성의 자궁내막암의 치료는 향후 임신 여부에 따라 치료가 결정되는데 출산을 마친 여성의 경우는 자궁적출술을 동반한 병기설정술 치료가 일반적이다.
만약 가임기 여성이 출산을 원한다면 자궁과 난소를 보존을 위해 호르몬 치료를 일차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부인암 치료 로봇수술 보편화
난소암과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등은 초기의 경우 여성 골반의 해부학적 복잡성과 수술 난이도를 고려해 이전에는 대부분 개복 또는 복강경 수술을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좁은 골반 내 공간에서도 정밀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 교수는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젊은 여성들에게 자궁내막암, 난소암,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등 부인과 질환이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개복수술, 복강경수술은 물론 최근에는 로봇수술이 추가되며 환자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로봇수술 장비에 달린 카메라는 일반 복강경 장비보다 최대 10배 확대된 장면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보다 넓은 수술 시야를 제공해 안정적인 수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관절 운동까지 자유로워 세밀한 수술이 가능하고 주변 장기 손상이나 출혈, 수술 후 통증이 적어 일상 복귀가 빠른 장점이 있다.
특히 가장 최근 도입된 ‘다빈치SP’는 배꼽 부위에 3~4㎝의 절개창 하나만 뚫고 시행하는 ‘단일공 수술 전용’ 로봇장비이며 작은 구멍 안으로 로봇팔을 넣어 수술을 진행하므로 흉터가 거의 없어 젊은 여성의 선호도가 높다.
기존 기존 ‘다빈치Xi’ 수술보다 조직 유착이 심하거나 혈관, 신경이 지나가 정밀한 박리와 봉합이 요구되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상훈 교수는 “부인암 환자들의 빠른 회복과 통증감소 등 환자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환자 상태에 맞춘 적합한 수술을 통해 부인암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