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마지막까지 이기고 간다”

울산현대 8년만에 결승 진출
좋은 결과로 한국 돌아갈 것
공식SNS 이란계정 응원 답지
수당 22억 확보…우승땐 62억

2020-12-14     정세홍

울산 현대를 8년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 올려놓은 김도훈(사진) 감독이 “선수들과 치르는 마지막 경기”라며 “반드시 이기고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울산 현대의 결승 진출 확정 이후 울산 공식 SNS 계정에는 울산을 응원하는 이란인들이 대거 유입되거나 울산을 응원하는 이란 계정도 등장했다. K리그 뿐 아니라 이란의 일부 축구팬들도 울산의 우승을 바라고 있다.

지난 13일 울산의 ACL 결승 진출이 확정된 이후 김도훈 감독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승리로 이어져 결승까지 진출했다.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고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고베에도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지금은 휴식이 먼저”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국내 대회에서의 결과가 아쉬웠기 때문에 카타르에 처음 왔을 때 분위기도 올라와 있지 않았고 격리까지 하면서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그런 가운데 선수들이 사흘에 한 번씩 즐겁게 경기했고 누가 나가더라도 역할을 충실하게 해준 덕에 결승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서 좋은 결과로 한국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울산의 ACL 결승 진출 확정 이후 울산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이란 축구팬들이 대거 유입돼 울산을 응원하기 시작했고 “울산의 우승을 염원한다”고 응원하는 이란 계정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계정에는 태극기와 울산 선수들, 엠블럼 사진 등이 연이어 업로드 됐다. 울산과 고베의 하이라이트 영상도 있다.

이 계정은 이란 테헤란을 연고로 하는 에스테그랄 팬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에스테그랄은 이번 결승전에서 울산이 맞붙을 또다른 이란 팀 페르세폴리스의 라이벌 팀이다. 두 팀은 테헤란 더비를 벌이는 강력한 경쟁자로 지난 50여년간 치열하게 싸워왔다. 지난 2008년 월드사커가 선정한 아시아 최고 더비의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두 팀 팬들에게 축구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계정에는 에스테그랄과 울산 엠블럼 사이에 악수 이모티콘을 넣고 페르세폴리스에는 대변과 손가락 욕설을 담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울산 호랑이가 페르세폴리스 소를 쫓아다니는 사진과 울산 선수들을 비롯해 K리그, 대한축구협회 계정을 팔로잉하는 것도 눈에 띈다.

이번 대회에서 페르세폴리스는 착실하게 단계를 밟아 결승에 진출한 반면 에스테그랄은 16강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같은 나라 국민이지만 라이벌의 우승을 원하지는 않는 에스테그랄 팬의 바람을 엿볼 수 있다.

울산은 결승에 선착해 있던 페르세폴리스(이란)와 19일(한국시간) 오후 9시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우승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울산은 2012년 이후 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페르세폴리스는 2018년 결승에 올랐지만 일본의 가시마 앤틀러스에 패해 준우승을 거둔 게 ACL 역대 최고 성적이다.

울산은 이번 ACL에서 결승행 티켓을 따내면서 일찌감치 22억원의 승리 수당을 확보했다. 우승까지 이어질 경우 추가로 40억원 가량의 상금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정세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