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생포 A팩토리 준공…독창성 확보에 총력 기울여야
2020-12-17 정명숙 기자
지난 10월 울산시민신문고위원회는 울산시민연대의 감사청구에 따라 4개월의 감사 끝에 “절차상 위법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며 “사업을 백지화하고 해당 부지를 매각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남구는 지난달 29일 낸 입장문에서 “부지 매입 과정에서 지방재정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했다”며 “올해 안에 사업을 준공해 새로운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시민연대가 당시 정책 결정권자였던 서동욱 전 남구청장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다른 숙제로 남아 있긴 하지만 ‘A팩토리’가 독창적 콘텐츠를 확보, 시민들의 호응을 얻는다면 해결될 문제다.
남구의 계획에 따르면 ‘A팩토리’는 1층 푸드코트, 2층 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 3층 전시실, 4층 다목적홀, 5층 공유예술작업실과 구립교향악단 연습실, 6층 소공연장과 북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2·3층의 남쪽 절반 공간은 아직 활용방안이 미정이다. 장생포가 고래특구로서 고래박물관, 고래마을, 고래바다여행선 등 고래 관련 다양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어서 ‘A팩토리’를 통해 예술적 감성을 더하면 머무르는 관광지로서 효과를 높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정통 미술 전시와 클래식 음악 연주라는 대중성이 떨어지는 순수예술에 치중돼 있다는 약점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남구는 이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그맨들의 상설공연장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경북 청도의 ‘철가방 극장’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철가방 극장’은 개그맨 전유성이 2012~2018년 운영한 개그공연장으로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라는 한적한 시골마을을 관광지로 만들었다. 7년간 4400여회 공연을 하며 2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셀럽마케팅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혔으나 전유성이 군청과 마찰을 이유로 청도를 떠나버린 후 방치돼 있다. A팩토리가 철가방 극장의 셀럽마케팅 성공사례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