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호 횡단보도서 차량 70%는 ‘차 먼저’

보행자 횡단시 정차 31.6%에 불과
정부, 보행자 우선제도 도입 검토

2019-10-31     김준호
차량 10대 중 7대는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보행자에게 양보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차량운전자들의 의식제고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울산본부(본부장 조정권)는 최근 실험을 통해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횡단하려 할 때 운전자가 양보한 경우가 3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공단 울산본부에 따르면 남구 및 울주군 일대에서 수행한 ‘보행자 횡단 안전도 조사’를 통해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60회 횡단 시도 중 보행자의 횡단을 위해 운전자가 정차한 경우는 단 19회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시속 50㎞인 도로에서는 보행자들이 전혀 운전자에게 양보받지 못했다. 특히 횡단까지 소요된 대기시간이 17.1초로 시속 30㎞ 도로에서 측정했던 4.5초보다 12.6초나 더 길었다.

최근 3년 간(2016~2018년) 전국에서 발생한 횡단 중 사고는 총 7만594건으로 2853명이 사망했다. 이는 전체 차 대 사람 사망자 수의 60.4%다.

이에 정부도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 및 안전 강화를 위해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한 보행자 우선제도 도입을 검토중이다.

보행자가 도로 횡단을 하고 있을 때 뿐만 아니라 횡단을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 있을 때에도 운전자가 일시정지 및 서행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조정권 공단 본부장은 “보행자가 손을 들어 횡단의사를 표시해도 양보를 안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열악한 보행문화를 여실히 드러내는 장면이다”며 “제한속도가 낮을 때 대기시간이 긍정적으로 나타난 만큼 도심부 속도하향 정책이 사망자 감소 뿐만 아니라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