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삼신시장 예식장 승인(조건부)…교통혼잡 가중 우려

건축위·교통영향평가 통합심의
노후화 보완·소방대책 등 주문
진출입구 변경 불구 혼잡 우려
울산병원 증축건도 원안 가결

2019-10-31     차형석 기자
울산 남구가 도심의 대표적 장기 방치 건물 중 하나인 옛 삼신시장 건물에 추진된 예식장 건립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시행자측에 교통 및 노후 건축물에 대한 보완을 하는 조건이나 사실상 허가가 난 것이어서 예식장이 들어서게 되면 일대 교통혼잡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31일 남구에 따르면 (주)청남웰페어가 신청한 옛 삼신시장 건물(삼산동 1493-5)에 예식장(판매시설 포함)을 짓는 것을 골자로 한 사업신청건과 의료법인 혜명심의료재단이 신청한 울산병원 증축건 건축위원회에서 각각 조건부와 원안가결됐다.

청남웰페어측은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차량 진출입로의 동선을 바꿔 사업신청서를 제출했고, 심의위원들은 진출입로 확장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또 건축물 자체가 노후화돼 외장 및 색채를 다시할 것과 조경계획, 피난 및 소방대책 등도 주문했다.

남구는 청남웰페어가 신청한 사업신청건에 대해 앞서 지난달 말에 도시계획시설 사업 시행자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를 승인하고 한 달 가량 고시한 바 있다. 또 지난 30일 건축위원회가 교통영향평가와 통합 심의로 이뤄졌고, 조건부 가결됨에 따라 사실상 허가가 난 셈이다.

남구 관계자는 “사업자측이 제시된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다시 건축허가 변경서를 제출하면 행정적으로 최종 허가가 나게 되나 조건부 가결은 사실상 허가가 난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이에 따라 사업자측은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공사는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년 넘게 방치돼 도심의 흉물로 방치돼왔던 이 건물은 22년만에 새로운 주인을 만나 공사가 재개되게 됐다.

하지만 사업자측의 진출입로 변경 등의 대책에도 불구, 이 곳을 지나는 주요 도로(월평로, 왕생로)가 왕복 2차선에 불과한데다 주말이면 통행량이 적지 않아 대규모 다중집합시설인 예식장이 생길 경우 교통혼잡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여기에 남구가 올해 왕생로에 토요일 오후에 한시적으로 시범 실시한 ‘차 없는 문화의 거리’를 지속 운영할 계획이어서 이 경우 교통혼잡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 1988년 도시계획시설상 ‘시장’ 용도로 지정된 이 건물은 1994년 7월 시장으로 건축허가를 받고 지하 2층·지상 6층, 연면적 1만5338㎡ 규모로 착공됐으나 사업시행자의 경영 악화로 골조를 세운 상태에서 1997년 12월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여러 차례 소유권이 변경됐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흉물로 방치돼오다 이번에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됐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